
서울행 기차 안에서 내내 울었다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모자를 다부지게 눌러쓰고 기마전 하던 아이들, 어깨에 두른 긴 끈에 하얀 엿판을 매달고 큰 가위를 쩔렁거리며 호객하던 엿장수, 공기를 넣으면 오이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던 색깔 고운 풍선들, 긴 장대에 매달린 종이 박을 먼저 터뜨리기 위해 조그만 모래주머니를 정신없이 던지던 아이들, 물건 옮기는 시커먼 짐 자전거 위에 올라가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 1960년대 후반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이다. 그 당시 초등학교 운동회는 마치 요즘의 ‘지역 축제’처럼 지역민 모두가 참여하는 큰... [전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