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한국은 소나기 슛을 퍼부었으나 골키퍼 폴의 선방에 잇따라 가로막혀 조 1위 호주와의 골 득실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방어율 80%…유효슛 16개 막은 ‘슈퍼세이브’
한국은 이날 38개의 슛을 퍼붓는 강공을 펼쳤다. 이 중 유효 슛은 20개였다. 그러나 인도 골문은 단 네 번 밖에 열리지 않았다. 폴의 선방 때문이었다. 폴은 유효 슛 중 16개를 막아내는 ‘슈퍼 세이브’를 보여줬다.
한국의 유효 슛 중 80%가 폴에게 가로막힌 셈이다. 골문을 빗나간 총 슛까지 포함하면 폴의 방어율은 89.4%로 상승한다. 우천 경기인 탓에 슛의 속도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폴의 활약은 갈길 바쁜 우리 선수들을 다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날 1득점 2도움을 기록한 구자철(제주)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으나 우리 네티즌들은 “이번 경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인도 골키퍼였다”며 폴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골 결정력 부재의 방증…1골 못 넣어 험난해진 왕의 귀환길
폴의 높은 방어율은 반대로 한국의 골 결정력 부재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한국은 무려 38개의 슛을 난사했지만 이 중 18개가 빗나갔고 골문을 향한 20개 중 4개만 들어갔다. 51년 만에 정상을 겨냥한 ‘조광래호’가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다.
한국(2승1무·승점 7·골 +4)은 이날 한 골만 더 넣었다면 전적이 같은 호주(승점 7·골 +5)와 골 득실차까지 같아지지만 다득점으로 앞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경기 종반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았으나 인도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후반 41분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구자철의 슛이 아쉬웠다.
이로 인해 한국의 결승전까지 길목은 험난해졌다. 한국은 오는 23일 오전 도하 카타르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조 1위에 올랐다면 상대적 약체인 북한과 이라크,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중 한 팀과 만날 수 있었다.
이란과는 1996년부터 다섯 대회 연속 8강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 네 대회에서의 8강 전적은 1승1무2패로 한국의 열세다. 이란을 꺾고 4강에 진출해도 개최국 카타르와 일본의 8강전 승자와 만나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