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군 지휘부가 북한 오물풍선이 올 경우 ‘원점 타격’에 나서는 방안 등에 대한 전술토의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분계선(MDL) 이북을 선제공격해 국지전을 유발함으로써 비상계엄 명분을 확보한다는 구상에까지 김 전 장관의 생각이 미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9일 국회 정보위원회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장관이 지난주부터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런 지시를 김명수 합참의장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이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참은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으로부터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장관이 주도하는 원점 타격과 관련한 전술 토의가 지난달 18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합참 전투통제실(지하벙커)에서 실제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 김 의장 등 합참 지휘부와 합참의 정보‧작전 책임자, 국방부 실‧국장 등 20~30여 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당시 반대했으며, 김 전 장관이 그런 김 의장을 질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다양한 작전 상황에 대한 토의를 수시로 실시한다"면서 "원점 타격하라는 지시가 없었으므로 의장이 이를 거부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남쪽을 향해 풍선을 띄운 것은 지난달 28일 야간부터 29일 오전까지로, 계엄 선포 나흘 전이다.
합참은 북한 오물 풍선과 관련해 “필요시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는 상황평가를 통해 결정된다”며 “군은 북한군에게 선을 넘을 경우 군사적 조치를 실시한다고 사전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