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라이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일본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에스펄스)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한 끝에 0대 5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사우디는 3전 전패(승점 0)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3경기에서 1득점 8실점이라는 치욕적 기록을 남기고 이번 대회를 마쳤다. 일본은 2승1무(승점 7·골 +6)로 전적이 같은 요르단(승점 7·골 +2)을 골 득실차로 밀어내고 B조 1위에 올랐다. 일본과 요르단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984년과 1988년, 1996년 아시안컵에서 정상을 밟으며 일본, 이란과 함께 최다 우승국으로 맹위를 떨쳤던 사우디가 이번 대회에서 상대적 약체로 점쳐졌던 요르단과 시리아에 잇따라 졌던 전적은 단순한 이변이 아니었다. 명예 회복의 마지막 기회였던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다섯 번이나 골문을 열어주며 몰락을 증명했다.
일본은 18분 만에 세 골을 퍼부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오카자키는 전반 7분 상대 페널티지역을 향해 들어온 로밍패스를 오른발로 다시 띄워 사우디 골키퍼의 키를 넘긴 뒤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차 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5분 뒤에는 다이빙 헤딩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일본의 릴레이골은 전반 18분부터 마에다가 배턴을 이어 받았다. 마에다는 사우디 진영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방향을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5분에는 헤딩 추가골을 넣었다. 오카자키는 후반 34분 왼발 슛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