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이번 21대 대선 기간 내내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조용한 내조’에 집중했다. 김 여사는 이 당선인이 직업 정치인의 길을 택한 이후 20여년 정치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 왔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여사는 중산층 가정에서 삼남매의 장녀로 자랐다. 선화예고 음악과와 숙명여대 피아노과(85학번)를 졸업한 그는 오스트리아 유학을 준비하던 1990년 변호사로 갓 사무실을 연 이 당선인을 처음 만났다. 이 당선인과 김 여사는 이 당선인의 셋째 형수와 같은 교회를 다니던 모친의 소개로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동호씨(1992년생), 윤호씨(1993년생)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김 여사는 “집 안 곳곳에 책이 많고 식사 때마다 사회적 이슈나 책을 주제로 부자간 토론이 이뤄진다”고 가족 중심의 일상을 소개한 바 있다. 두 아들은 모두 병역을 마친 뒤 고려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장남 동호씨는 이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2006년 이 당선인이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인 배우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대통령 후보로 이어지는 남편의 곡절 많은 정치 여정을 줄곧 함께했다. 그는 2018년엔 정치인 배우자로 겪은 고충과 고민을 담아낸 수필집 ‘밥을 지어요’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여러 차례 법적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경기도 법인카드로 전현직 민주당 의원 부인 등에게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2심까지 벌금 150만원이 선고된 상태다. 이 당선인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김 여사가 재판받는 상황과 관련해 “정말 고통스러웠다”며 “제 아내나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대선 기간 중 김 여사는 대부분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며 이 당선인을 측면 지원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유세 활동을 펼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는 공식 유세에는 등장하지 않고 종교계와 민생 현장을 중심으로 조용히 전국을 누볐다. 호남 지역도 여러 차례 찾아 봉사활동을 했고 5·18 유족 면담, 세월호 안치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민심을 보듬었다. 사전투표도 이 당선인과 별도로 부산의 한 투표소에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