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꿈 이룬 손흥민과 이강인 [취재진담]

우승 꿈 이룬 손흥민과 이강인 [취재진담]

기사승인 2025-06-04 12:43:56 업데이트 2025-06-04 12:44:15

2024~2025시즌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그야말로 ‘꿈의 해’로 기억될 만하다. 유럽 축구 클럽 대항전의 양대 산맥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에서 모두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과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인 손흥민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강인 역시 당당한 스쿼드 멤버로서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우승에 기여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22일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 UEFA UE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무려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UEL 우승으로 무관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8~2019 UCL, 2020~2021 카라바오컵(리그컵) 준우승의 아픔도 함께 씻었다. 한국 선수가 UEL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차범근(1980·1988), 이호, 김동진(이상 2008)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린 손흥민의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토트넘에 남은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손흥민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역경을 이겨냈기에 더 뜻깊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부상에 시달리며 아쉬운 개인 성적표를 받았다. 30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했는데, 이는 토트넘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이후 최저였다. 예상치 못한 발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졌고, 팀의 리그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은 손흥민은 끝내 UEL 최정상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질세라 이강인 또한 ‘꿈의 무대’인 UCL 우승을 달성했다. PSG는 지난 1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EFA UCL 인터밀란과 결승전에서 5-0으로 완승했다. 이강인은 주전에서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역대 최고라 평가받는 PSG의 일원으로서 우승 순간에 함께했다.

이강인의 이번 우승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도 특별하다. 이강인은 한국인 선수로는 박지성(2007~2008) 이후 17년 만에 UCL 우승을 차지했다. 또 한국인 최초로 트레블(UCL·리그·FA컵)을 달성하며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두 선수의 우승은 한국 축구계에 큰 자극과 감동을 안겼다. 어린 유망주들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보며 더 큰 꿈을 꾸게 되었고,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들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대표팀 풀백 설영우는 “더 좋은 리그,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을 빛내지 않았나”라고 두 선수를 치켜세웠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써 내려간 이 위대한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찬란한 업적을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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