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T1 아카데미를 떠나 프나틱으로 둥지를 옮긴 ‘포비’ 윤성원. 3달 사이에 그는 2군 선수에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출전하는 미드 라이너가 됐다. 13일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센터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윤성원은 “선수 생활하면서 꼭 와보고 싶었다.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는데 좋은 기회가 일찍 찾아와서 너무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롤드컵은 세계 팬분들에게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다. 꼭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롤드컵 진출을 상상하지 못했다던 윤성원은 “올해 잘해서 내년에 좋은 팀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시즌 중에 프나틱에 오게 돼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기대가 크다. 최대한 대회를 즐기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프나틱은 윤성원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LEC 서머에서 그룹 스테이지 3승1패를 기록한 그들은 승자조 첫 경기에서 모비스타 코이(MKOI)에 졌으나 패자조 다전제 때 2연승을 달성하며 롤드컵 티켓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윤성원은 팀에 곧바로 녹아들며 제 역할 이상을 해냈다. 윤성원은 “경기 수가 적어서 제 경기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가진 것에 절반밖에 안 나왔다. G2와 MKOI를 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윤성원은 내성적인 성격을 뒤로 하고 현지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팀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영어도 빠르게 익혔다. 그는 “해외에서는 제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빨리 적응할 수 있다. 소통이 최우선이라 영어도 공부했다”며 “정글러 ‘라조크’ 이반 마르틴이 잘 챙겨준다. 리차드 월터 코치와 공놀이, 산책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만나고 싶은 팀으로 ‘친정’ T1을 고른 그는 “인빅터스 게이밍(IG)을 이겨서 스위스 스테이지에 올라올 것이라 전망한다. 형들이 꼭 올라와서 프나틱과 붙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비디디’ 곽보성과도 맞붙고 싶다. 굉장히 좋아하는 선수”라고 말을 이었다.
1군에서 주전으로 뛴 지 단 3개월 차다. 윤성원의 경험 부족은 프나틱의 약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답은 간단했다. 윤성원은 2023년 서머의 기억을 소환했다. 당시 그는 부상을 당한 ‘페이커’ 이상혁을 대신해 LCK 8경기를 뛰었다.
윤성원은 “상혁이형의 빈자리를 채웠던 그때의 긴장감과 부담감이 더 심할 것”이라 웃은 뒤 “(2023년) 아무것도 몰랐을 때 경기했다. 걱정이 정말 많았다. 지금도 긴장할 수도 있으나 2023년보다 덜할 것”이라 밝혔다.
끝으로 윤성원은 “냉정하게 보면, 프나틱은 하위권이다. LCK·LPL보다 약체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경기는 해봐야 안다. 스크림과 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 롤드컵에 온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베이징=김영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