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챗봇 사업자도 지원받나…“언어모델 구분 짓는 ‘허들’ 필요” [지금 우리 AI는③]

성인 챗봇 사업자도 지원받나…“언어모델 구분 짓는 ‘허들’ 필요” [지금 우리 AI는③]

-AI 지원책, LSTM‧sLLM‧LLM 등 언어모델 구분 없어
-AI 업계 “세금 들어간 국책 사업, 일정 부분 허들 필요”
-박지혜 “AI 산업 발전 위한 로드맵 점검할 것”

기사승인 2025-10-01 06:00:24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월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정부가 ‘AI 3대 강국’ 달성을 목표로 5년간 100조 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언어 모델별 특성과 차이를 구분하지 않아 성인용 챗봇 사업자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AI 지원책은 장‧단기메모리(LSTM), 경량화 언어모델(sLLM), 거대언어모델(LLM) 등 언어 모델별로 크기, 성능, 적용 환경이 모두 다름에도 구분을 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언어 모델별로 지원책을 구분하고 있지는 않으나 정부 사업 성격에 맞게끔 선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LSTM이나 sLLM을 기반으로 한 성인용 챗봇 사업자의 경우 단기간에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국책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국민 정서상 논란이 불거져 전체 AI 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인 ‘K-AI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SK텔레콤은 협력사 중 하나로 감성 AI 전문 기업 스캐터랩을 포함시켰다. 제타의 운영사 ‘스캐터랩’은 sLLM을 기반으로 챗봇을 제공하고 있는데, 성인인증을 하지 않아도 △BL △불륜 △하렘 등 관련 태그가 AI 캐릭터에 달려 노출된다. 

제타는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12세 이상 이용 가능으로 등록돼 있어 아동‧청소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는 390만 명을 넘어섰으며, 미성년자와 청소년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이즈앱이 지난 7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제타는 챗GPT를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 사용한 AI 챗봇 앱 1위에 올랐다. 겉으로는 성공 사례처럼 보이지만, 실제 앱 내에서는 성 상품화와 지식재산권(IP) 침해 등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해 제타AI의 미성년자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AI 업계 내부에서도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사업자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언어 모델별로 구분된 선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추론 기능이 제한적인 LSTM과 sLLM은 특정 분야에서 활용도가 있으나, 국책 차원에서는 LLM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AI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성 관련 문제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며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국책 사업에 관련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부정적인 이슈가 될 수 있기에 일정부분 ‘허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의 AI 3대 강국, 모두의 AI는 챗봇을 활용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기에 언어 모델별 지원책 구분이 해결책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AI 지원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STM, sLLM, LLM 등 AI 모델을 구분하고, 각 모델별 개념이 우선 정리돼야 할 것”이라며 “이후 모델별 관련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감을 통해 AI 산업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점검하고 국회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책을 정부와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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