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나란히 실적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전장(VS)과 프리미엄 가전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년 3개월 만의 영업이익 10조원대 복귀가 유력하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21조8751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인 약 6000억원대를 10% 이상 웃돌았다.
관세 부담과 일회성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주력인 생활가전(H&A)과 전장(VS) 부문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가전·전장 동반 호조…프리미엄 전략·수주잔고가 실적 견인
H&A 부문은 미국 수출 물량의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생산지 운영 효율화와 자원 투입 최적화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고, ‘UP가전’ 중심의 구독형 서비스 확대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VS 부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구동부품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LG전자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차량용 콘텐츠·플랫폼으로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며 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업계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 확대와 높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4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TV·webOS·공조까지 확장…B2B 중심 ‘질적 성장’ 가속
TV·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부문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TV 시장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가 증가했지만,
LG전자는 웹(web)OS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광고·콘텐츠 사업 확대로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TV 수요가 비교적 견조한 ‘글로벌 사우스’ 지역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솔루션(ES) 사업은 상업용 공조시스템과 산업용 칠러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주를 확대 중이다. 최근 북미·중남미·중동·아시아 지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잇따라 확보하며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추진 중인 인도법인 상장을 계기로 미래 성장 자금을 확보하고, 기업간거래(B2B)·비하드웨어(Non-HW)·소비자직접거래(D2C)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AI 반도체 호황 속 10조 클럽 복귀 임박
삼성전자는 14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84조1312억원, 영업이익 10조1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10.4%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웃돌 경우,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2분기 영업이익 4조6761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삼성전자는 3분기 들어 반도체(DS) 부문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HBM3E(12단) 출하 확대와 메모리 가격 반등이 실적을 견인했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도 수주 확대로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역시 견조한 성과가 예상된다. 3분기 영업이익은 3조에서 3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2조8200억원) 대비 최대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출시된 갤럭시 Z폴드7·플립7의 흥행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안정적 성장으로 가전 중심 구조를 넘어 B2B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가속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양사의 동반 선전은 올 하반기 국내 전자산업의 회복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