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승인 났지만 고용보장은 ‘아직’…노조 반발 예고

우리금융 승인 났지만 고용보장은 ‘아직’…노조 반발 예고

기사승인 2025-05-08 06:00:07
(왼쪽부터) 서울시 중구 동양생명 사옥과 서울 영등포구 ABL생명 사옥. 동양생명보험, ABL생명보험

동양생명 및 ABL생명 노동조합이 우리금융지주의 고용보장·보상 문제를 놓고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앞서 인수 승인이 나면 고용과 보상에 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승인 이후에도 아직까지 후속 협상은 시작되지 않았다.

전국사무금융노조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7일까지 우리금융으로부터 고용보장·보상과 관련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말 중국 다자그룹과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줄곧 “인수 확정 전에는 (고용보장·보상)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대책위는 고용보장과 보상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다자그룹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전달했고, 지난달엔 우리금융에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다자그룹은 결정권이 우리금융에 있다며 논의를 거절했고, 우리금융 역시 인수 전에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인수 승인 이후에도 논의가 시작되지 않자 대책위는 대응방안 모색에 들어갔다. 대책위 관계자는 “고용 안정 협약이나 매각 위로금에 대한 협상이 되지 않는다면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양생명‧ABL생명 매각위로금‧희망퇴직금 도마 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현재 직원은 총 1700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병해 출범한 신한라이프(1550명)보다 많다. 신한라이프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오렌지라이프는 400명 이상에게 최대 3년치 기본급과 특별퇴직금을 주고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에서도 대규모 희망퇴직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본다. 

매각위로금과 관련해선 동양생명과 ABL생명 노조가 아직까지 명확한 목표 수준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지난 2021년 라이나생명 매각 당시 위로금인 기본급 1200% 선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2019년 매각위로금으로 기본급의 300%를 제시했다가 400%로 높여 지급했다.

희망퇴직과 매각위로금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신한라이프도 희망퇴직을 진행한 2021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4% 이상 감소했다. 라이나생명도 매각위로금을 지출한 2021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5% 급감했다.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자기자본 확충 등 자본을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은 만큼, 양쪽이 만족할 만한 금액을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소 2년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협상 안 되면 대응”, 우리금융 “고용안정·권익보호 고려”

대책위는 당분간 우리금융의 조치를 기다리며 대응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연휴 전날 승인이 된 만큼 (우리금융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 같아 최소한 이번주까지는 지켜보려고 한다”며 “협상이 풀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여러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협상이 다음주까지 지연될 경우 구체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추가 기자회견이나 금융당국 항의 등에 대해 기본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인수 승인 이후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리금융 관계자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예정이며 구성원의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