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인식 높아졌지만…“위험요인 이해도 줄어”

뇌졸중 인식 높아졌지만…“위험요인 이해도 줄어”

서울대병원, 전국 조사 실시
“연령대 및 건강행태 기준 맞춘 교육 필요”

기사승인 2025-05-16 12:01:21
뇌졸중 인식 변화 그래프.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국민들의 뇌졸중 인식 수준이 과거보다 향상됐지만, 정작 뇌졸중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근화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팀은 2009년과 2023년에 전국 단위로 실시한 뇌졸중 인식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뇌졸중학회,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심장협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JAHA) 최신호에 게재됐다.

조사 결과, 전체적으로 뇌졸중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경고 증상을 두 가지 이상 올바르게 인지한 응답자의 비율은 77.4%로, 2009년(61.5%) 대비 15.9%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한쪽 팔다리 마비, 얼굴 한쪽 처짐 등 대표적 증상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

하지만 뇌졸중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을 두 가지 이상 인지한 비율은 같은 기간 51.4%에서 40.2%로 오히려 감소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등 주요 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인식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혈관 위험인자가 없는 집단에서 인식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급성기 치료와 응급 대응에 대한 인식도 함께 평가됐다. 정맥 내 혈전용해술(IVT)에 대한 인식률은 2009년 30.4%에서 2023년 55.6%로 높아졌다. 뇌졸중 발생 시 119 신고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도 같은 기간 32.5%에서 48.9%로 올랐다. 정맥 내 혈전용해술에 대한 인식과 2개 이상의 경고 증상 인식이 있는 사람일수록 뇌졸중 증상이 발생했을 때 119 신고 확률이 더 높았다. 

40세 미만과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흡연, 폭음, 운동 부족 등)을 가진 집단에서는 뇌졸중 증상 발생 시 적절하게 대응할 확률이 낮았다. 이는 이들 그룹에서 뇌졸중에 대한 인식이나 응급 대응 행동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근화 교수는 “젊은 층과 건강 위험요인이 적은 집단일수록 뇌졸중을 ‘남의 일’로 여기며 대응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며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연령대와 건강 행태에 맞춘 차별화된 교육 전략,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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