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을 나흘 앞두고 ‘집토끼(우호적 지지세력)’을 단속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유세에 집중해 이탈을 막고, 기존 지지층을 두텁게 하려는 것. 강원·제주 등 일부 지역 유세를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선택과 집중 일환이다.
이 후보는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30일 첫 유세 장소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로 정했다. 경의선숲길은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이어지는 6.3㎞ 선형 공원으로 홍익대학교 레드로드와 함께 서울 대표 명소로 꼽힌다. 접근성이 좋아 낮 시간대에 일대 직장인과 젊은 세대가 자주 방문한다. 실제로도 2030대 유권자들이 현장에 다수 모였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본인 성장 스토리를 언급하며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줄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거대 양당이 앞서 합의한 연금개혁안을 부정하면서,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해 연금 지급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또한 경쟁 상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AI(인공지능) 및 ‘간병비용 급여화’ 공약에 대해선 현실적이지 못한 모호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후문에서 진행한 유세에선 투표 독려와 더불어 당선되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전처럼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먹지 않은 대신 메인이벤트인 후보와 사진 찍기는 그대로 진행했다. 논란 직후인데도 20대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 다수가 후보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전날(29일) 서울지하철 안암역에도 이 후보와 사진을 찍으려는 고려대생들이 길목을 가득 채웠다.
환영 인파만 있는 건 아니었다. 현장엔 일부 재학생이 방문 거부 묵언 시위를 했다. 이 후보가 지난 27일 TV토론회에서 했던 발언 때문이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의혈은 혐오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피켓을 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재학생 A씨는 “뜻이 일치한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후 서울대 연건캠퍼스와 한성대, 성신여대로 이어지는 혜화동 대학로에 들러 유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20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다. 본인을 겨냥한 정치권의 의원직 제명 움직임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엔 연세대 본교가 있는 신촌으로 자리를 옮겨 집중 유세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