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곧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일본 도쿄 동북동쪽 해상을 지나는 제9호 태풍 ‘크로사’와 가고시마 남쪽 해상에 위치한 제20호 열대저압부가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에 폭염을 유발한 북태평양고기압 일부가 약화해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 중이다.
이후 3일 일본 남동쪽 북태평양고기압 본체가 한국 남쪽으로 재차 세력을 확장하면서 남쪽에서 제8호 태풍 꼬마이가 남긴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겠다. 꼬마이에서 약화한 온대저기압까지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나며 서해상으로 추가 수증기를 끌어들일 전망이다.
지속된 폭염으로 인해 서해 해수면 온도는 예년보다 1~3도 높은 30도 안팎까지 올라 수증기 공급량이 상당히 많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북쪽에서는 티베트고기압에서 건조공기가 남하해 들어오겠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며 서쪽 지역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3∼4일 많은 비가 내리겠다.
3일 오후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다량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3일 밤에서 4일 오후 사이 거세게 쏟아질 전망이다. 고도 약 1.5㎞ 지점에 부는 빠른 바람인 하층제트가 강해지는 밤에 비가 특히 강하게 내릴 것으로 보인다.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밤 한국에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의 가강수량(일정 크기 공기 기둥 내 수증기가 모두 응결했을 때 물의 양)이 70㎜ 안팎에 달하겠다. 이에 수도권과 충청, 호남, 경남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씩 물폭탄이 쏟아지겠다.
3∼4일 이틀간 총강수량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50∼150㎜(전남해안 최대 200㎜ 이상, 부산·경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최대 180㎜ 이상), 수도권·대전·세종·충남·전북 50∼100㎜(최대 150㎜ 이상), 제주(북부 제외) 30∼100㎜(산지 최대 120㎜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5도·강원내륙·강원산지·충북·대구·경북엔 30∼80㎜(강원내륙·강원산지·충북·경북북부내륙 최대 100㎜ 이상), 울릉도와 독도엔 20∼60㎜, 강원동해안과 제주북부엔 10∼40㎜ 비가 오겠다.
6∼7일에도 또 한 차례 호우가 예상된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서풍과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해 ‘띠 모양’의 정체전선성 비구름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구름대는 중부에서 남부지방까지 남하하며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많은 비가 내린다고 무더위가 가시지도 않겠다. 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지역은 폭염특보가 해제되는 등 더위가 잠시 누그러질 수 있지만, 비가 그치면 곧바로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다시 기온이 오르겠다.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이 계속되면서 체감온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열대야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