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카드’ 미국쌀 수입 확대 검토…농축산물 시장 개방 신중론 제기

‘관세 협상 카드’ 미국쌀 수입 확대 검토…농축산물 시장 개방 신중론 제기

기사승인 2025-07-18 11:13: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될 관세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오는 8월1일로 예정된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쌀 수입 확대와 더불어 양곡관리법 개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민감한 이슈인 만큼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미국산 쌀 수입쿼터 확대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확대, 과일 수입 확대 등 가능한 모든 협상안을 검토 중이다. 여 본부장은 지난 14일 농축산물 협상과 관련해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농축산물 시장은 현 시점 가장 확실한 관세 협상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조기에 마친 국가들이 대부분 농산물 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입쌀에 51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되 연간 약 41만톤의 수입쌀에 한해 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약 13만2000톤 물량에 저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미국쌀 수입 확대에 따라 정부가 시장에서 남는 쌀을 사주는 것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미 쌀 소비가 감소세인 상황에서 농산물 시장을 개방할 경우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곡관리법을 개정하더라도 쌀 의무매입에 따른 정부 재정부담이 막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측에서도 신중론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에 있어 농축산물 카드가 언급되고 있다’는 질문에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얼마나 민감한 이슈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협상팀도 이를 유념해 관계부처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우리 농민의 삶과 그런(시장 개방) 부분이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8월1일까지) 협상 기한은 있지만, 기한보다 국익을 지키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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