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돌파·기선 제압…특수통 조은석 특검의 한 달

정면 돌파·기선 제압…특수통 조은석 특검의 한 달

尹 신병 확보…외환 혐의까지 수사 확대
준비기간 6일…빈틈 없이 조였다

기사승인 2025-07-19 06:00:07
조은석 특별검사. 연합뉴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혐의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한 달. 특수부 출신인 조 특검의 ‘기선 제압·정면 돌파’식 수사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 속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고 외환 혐의까지 수사망을 넓히며 전방위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18일 출범 이후 수사 준비 기간 20일 중 단 6일만을 사용하고 곧바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구속 만료를 앞둔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를 위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을 연이어 구속하며 동력을 확보한 특검은 곧바로 윤 전 대통령으로 수사 초점을 옮겼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특검은 두 차례의 소환 조사를 거쳐 이달 10일 구속영장을 청구해 윤 전 대통령의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수사 기간이 150일로 제한된 만큼, 특검은 일정 지연을 막기 위해 비공개 출석 요구를 거절하고 공개 소환을 고수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서울고검에 출석해 15시간 넘는 첫 조사를 받았고, 이어 이달 5일 2차 대면조사를 받은 뒤 10일 구속됐다.

한 달 만에 전직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은 이후 관련자 소환과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계엄 심의 과정에 관여했거나 관련 정보를 가진 인사들을 집중 조사를 벌였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계엄 문건의 사후 작성·폐기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범 과기정통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 국무회의에 불참했던 국무위원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또 특검은 ‘삼청동 안가 회동’ 참석자인 김주현 전 민정수석을 불러 사후 계엄문 작성 및 서명 모의 여부를 추궁했다.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상대로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및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에 관한 진술을 확보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달 간 진행된 수사 방식에선 조은석 특검 특유의 특수부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중수부 과장 등을 지낸 조 특검은 평소 초기 기선 제압과 정면 돌파를 중시하는 수사로 정평이 나 있다. 

김연수 법무법인 시우 변호사는 “특수부 수사 자체가 주변부부터 압박하며 중심 피의자를 조여가는 구조인데, 이번 특검도 전형적인 특수통 수사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압수수색과 소환이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고, 윤 전 대통령도 결국 이 흐름에서 구속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특검이 수사 준비 기간을 6일로 줄인 것도 이 같은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김 변호사는 “초기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영장 청구·조사·압수수색에 투입했다”며 “정치적 파장보다 ‘수사 성과’에 방점을 찍은, 전형적인 특수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와 관련한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검은 평양 무인기 투입 지시 의혹과 관련해 드론작전사령부, 국방부, 국군방첩사령부 등을 압수수색하고, 김용대 드론사령관과 이승오 합참작전본부장을 잇따라 소환해 작전 지시 경위와 보고 라인을 집중 조사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삭제 지시에 연루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언론 통제 지시 의혹과 관련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택 및 소방청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아울러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남은 혐의에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향후 조사에 불응할 경우, 구속기간 연장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 만에 신병 확보부터 외환 혐의 수사까지 급물살을 탄 내란특검의 수사는 조 특검의 몰아치는 특수통 수사 방식과 맞물리며 수사의 정점에 다가서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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