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사람이 돌아가시면 안 되는데 건설업은 위험한 현장이다. 건설기능인 근로자들이 경력 관리를 전혀 안하고 있고 현장에는 고령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데 이들의 역량이나 체계적 관리, 안전 및 기술 교육을 위한 안전센터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형 건설사 CEO A씨)
올해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처벌 강화에도 건설 현장에서는 ‘후진적 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 종사자들은 안전센터 필요성을 언급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3M(한국쓰리엠)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제품 개발과 더불어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트잇과 접착제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3M은 소비재뿐만이 아니라 △건축자재 △개인안전보호구 △공구·장비 △의료용제품 △자동차 부품 △첨단소재 △코팅제 △헬스케어 등 6만개가 넘는 제품군을 연구·판매 중이다.
3M 산업안전 사업팀(PSD)의 주요 제품으로는 △호흡보호구 △청력보호구 △보안경 및 보안면 △추락안전시스템 △화학물질작용 보호복 △복합식 에어라인 마스크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자동용접면 등이 있다.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개인안전보호구 안전교육 프로그램도 무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개인안전보호구의 경우, 근로자 개인의 착용법에 따라 예방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올바른 착용을 알리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것은 추락방지 트레이닝센터다. 추락사고는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유형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하기 때문이다. 국토안전관리원의 건설공사안전관리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 현장 사고 사망자 38명 중 19명(50%)이 추락사(떨어짐)로 사망했다. 대형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에서도 올해 각각 2건, 1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3M의 추락방지 트레이닝센터는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한 곳으로 국내 최초 추락방지 특화 교육 및 체험장이다. 센터에서는 추락 방지 중요성과 올바른 안전대 착용법, 임시 안전대 걸이시설을 활용한 앵커리지 포인트 확보 등을 교육한다.
3M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재해와 질병재해로 보고된 근로자 수가 약 14만명이다. 이 중 10%에 속하는 1만4000여명은 추락사고”라고 밝혔다. 이어 “추락사고 사망자는 287명”이라며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에 50명씩 추락사고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매일 한 명씩 사망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3M은 잇따르는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초경량 개인용 안전블록을 개발했다. 충격장치 여부에 따른 추락사고 실험결과, 충격장치가 없는 노란 줄을 사용할 경우 1200kg의 충격을 받았다. 무게추 100kg의 10배가 넘는 충격을 받는 셈이다. 충격 예방 장치가 없을 경우, 30~40cm 높이에서 떨어져도 내장이 터지거나 근육 손상,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셈이다. 국내 안전기준으로는 최대 충격력을 6kN(600kg)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추락 보호 장비가 인체에 전달하는 충격력을 제한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추락방지용 안전대(죔줄)는 400kg의 충격을 받았다. 충격 흡수는 되나 3~4m의 높이에서 떨어질 경우, 다리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3M이 개발한 개인용 안전블럭을 사용할 경우, 추락 시 15cm 내에서 추락을 멈춰 부상을 예방할 수 있어 1.8m~3m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도 효과적이다. 충격은 450kg으로 국내 기준인 600kg 이하를 밑돌았다. 다만, 개인용 안전블럭은 죔줄 가격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비싼 편에 속한다. 또한, 추락 사고 발생 시 제품은 수명을 다해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실험을 담당한 현장 관계자는 “산업현장에서 추락사고가 10m나 20m의 높은 높이에서 떨어져서 사망하는 것이 아니다”며 “80cm에서 떨어져도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격 흡수 장치가 없을 경우 온몸으로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장치 등을 제대로 착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M 관계자는 “추락사고 원인은 다양하나 근로자가 안전고리를 걸지 않거나 안전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고정점이 끊어진 경우 등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거리를 계산해서 안전블럭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제품에 따른 사용법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