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야기를 잇는 사람들…광복 이래 韓 톺아본 KBS [광복 80년 기획④]

그들의 이야기를 잇는 사람들…광복 이래 韓 톺아본 KBS [광복 80년 기획④]

김종석 KBS 시사교양1국 PD 인터뷰
광복 이래 80년 韓 관점으로 톺아봐야
국난 이겨낸 ‘민초 DNA’ 지닌 영웅 조명도
“공통 분모 콘텐츠 제작이 공영방송 역할”

기사승인 2025-08-15 06:00:08
매년 광복절이 다가오면 ‘잘 알려진 영웅’의 이름이 매스컴을 도배한다. 김구, 안중근, 유관순 등 숭고한 희생을 남긴 이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하지만, 그 뒤에서 묵묵히 저항의 자취를 남긴 인물들은 점차 잊히고 있다. 쿠키뉴스는 이번 광복 80년 기획을 통해 잊힌 이름들을 다시 소환하고, 우리의 ‘기억 범위’를 넓혀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종석 KBS PD가 5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 앞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K컬처가 글로벌 컬처가 되는 세상을 실시간으로 목도하는 요즘이다. 바야흐로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문화강국’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빛을 되찾은 지 약 80년 만의 일이다.

국가와 궤를 같이하는 공영방송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비단 드라마국과 예능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무게만큼 사실을 전할 책임이 막중한 교양국에서도, 대한민국의 현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점차 확장해가고 있다.

올해 KBS가 준비한 광복 80년 특별기획 ‘월드 1945’, ‘마지막 증언’, ‘나의 호국 영웅’, ‘당신은 대한민국입니다’도 그 일환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김종석 KBS 시사교양1국 PD는 “사람으로 따져도 80년이면 짧지 않은 세월이다. 태어난 순간도 의미 있지만 인생 전체를 톺아볼 만한 시점이다. 그 시간을 거쳐 우리나라 위상이 크게 달라졌으니, 광복도 새로운 의미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고심했다”며 광복 80년 특집 시발점을 짚었다.

KBS1 ‘월드 1945’ 공식 포스터. KBS 제공
KBS1 ‘마지막 증언’ 타이틀 이미지. KBS 제공

10일 처음 방송된 3부작 다큐멘터리 ‘월드 1945’는 1945년 이후 부상한 핵·석유·달러의 흐름을 분석해 세계 지배 체제의 형성과 작동 원리를 조명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 “우리만의 시각으로 현재 나라의 생존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을 살펴봐야” 된다는 것이 김 PD를 생각이다. 김 PD는 “패권을 가진 서구인의 관점으로 기술된 역사를 한국인의 관점으로 봐야 할 때”라며 “지식과 관점의 ‘광복’이 필요하다”고 자주적인 이해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5일, 16일 편성된 2부작 ‘마지막 증언’에는 100세를 넘긴 애국지사 5인이 전하는 그날의 역사와 마지막 증언을 담았다. 3월1일부터 방영 중인 ‘나의 호국 영웅’, 광복절 당일 오후 4시30분부터 90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에서는 독립운동가는 물론, 평범한 시민 영웅도 소개한다. 김 PD는 “나라가 80년 동안 그냥 유지될 순 없다”며 “나라를 지키는 데 관여한 인물들을 골고루 다루려고 했다. 각자 자리를 묵묵히 지킨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총체적인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해당 특집 방송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과 의례적인 의미 조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분열과 갈등이 반복되는 오늘날, 국난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민초 DNA’를 강조하며 공동체정신을 자연스레 고취할 전망이다. 김 PD는 “물방울 하나하나가 모여 실개천이 되고, 실개천이 모여 강이 되고, 강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처럼, 80년 동안 모든 국민의 마음들이 모여 지금의 대한민국이 됐다. (자사 특집이) 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종석 KBS PD가 5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쿠키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이렇듯 KBS를 필두로 주요 방송사들은 광복 80년 기획을 대대적으로 준비한 분위기다. 이중 KBS 특집이 특히나 주목받는 이유는 날카로운 시각과 심도 있는 취재를 바탕으로 한 설득력과 공신력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정체성 형성을 도모하는 공영방송의 책무, 그리고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직결되는 지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KBS가 제시하는 역사적 관점은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시선으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굉장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김 PD 역시 1996년 KBS에 입사해 2005년부터 20년간 역사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전문가다. 김 PD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가 동의할 수 있는 공통분모의 콘텐츠를 만드는 게 공영방송의 역할”이라고 봤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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