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엽기떡볶이가 최근 ‘저당’ 버전을 출시했다. 매운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당 함량을 낮췄다는 점을 강조하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량 구조나 영양학적 효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엽기떡볶이는 최근 신메뉴 ‘저당 엽떡’을 선보였다. 적용 대상은 엽기떡볶이(떡볶이, 반반, 오뎅, 분모자)와 엽기닭볶음탕으로 한정된다. 2인 엽기떡볶이와 로제·마라·마라로제떡볶이, 닭발 메뉴는 제외된다.
동대문엽기떡볶이는 “매콤한 맛은 그대로, 더 가볍게 즐기세요”라는 문구로 출시를 알렸다.
엽기떡볶이 한 통은 2~3인분 분량으로, 기본 엽기떡볶이는 약 1500kcal, 로제떡볶이는 약 2600kcal 수준으로 알려졌다. 성인 하루 권장 칼로리(2000~2500kcal 기준)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저당 옵션을 선택해도 차이는 크지 않다. 칼로리는 ‘착한 맛’ 기준 약 7%, ‘오리지널’ 기준 약 9% 낮아지는 데 그쳐 한 통 기준으로는 1270~1300kcal 수준이다. 기존 대비 오리지널은 약 160kcal, 착한맛은 약 100kcal 감소하는 데 불과하다. 2인분으로 나눠도 1인분당 60~80kcal 차이에 그쳐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단순히 설탕만 줄이는 방식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당류는 기존 대비 55% 줄었지만, 주재료인 떡이 다량의 탄수화물을 차지해 열량 구조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칼로리 차이도 사실상 미미하다. 1인분으로 따지면 60kcal 차이에 불과해 하루 2000kcal를 섭취하는 성인이 체감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대체감미료 사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있다. 저당 엽떡에는 설탕 대체로 ‘스테비아’ ‘아세살판칼륨’ ‘수크랄로스’가 첨가돼 있다. 수크랄로스나 아세설팜칼륨 같은 합성감미료는 과다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SNS·블로그·유튜브 등에는 “먹고 나서 장이 불편했다”, “매운맛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체당 때문이었다”는 소비자 후기가 올라왔다. 한 유튜버는 “화장실을 8번 다녀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기선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콜라에서 설탕을 줄이는 건 의미가 있지만, 떡볶이는 주재료가 흰떡이라 설탕을 줄여도 열량이나 혈당 상승 효과를 크게 낮출 수 없다”며 “흰쌀밥·흰떡·흰 빵은 모두 혈당을 빠르게 올리기 때문에 대체감미료를 넣었다고 해서 ‘저당 떡볶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같은 대체감미료는 흡수되지 않아 혈당을 올리진 않지만, 체내에 남아 삼투압을 유발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의미 있게 활용해야 할 성분을 단순히 설탕 대체 용도로 넣는 건 한계가 크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소비자 건강을 위해선 단순히 설탕만 줄이는 접근으로는 부족하다”며 “흰떡 대신 현미쌀로 식이섬유를 높이거나 채소를 더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지금과 같은 대체당 방식은 영양학적으로 의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