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가 LNG벙커링선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

글로벌 해운업계가 LNG벙커링선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

- 국제해사기구 탄소중립 목표, 친환경 연료 선박 주목
- 선박 간(STS) LNG 연료 공급으로 시간·공간 효율↑
- 높은 비용, 안전성 등 과제…“시장 선점 위한 정부 지원 必”

기사승인 2025-09-18 06:00:20
지난 5월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국내 최초로 소형 벙커링 선박을 활용한 STS(Ship-to-Ship) LNG 벙커링 동시작업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제공 

조선·해운업의 탄소중립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관련 인프라가 재차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선박 간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선에 대한 점유율 확대에 글로벌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영국 조선해운시장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글로벌 해운사들의 발주 실적은 대형 LNG 운반선이 9척, LNG벙커링선이 15척인 것으로 집계됐다.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선 발주가 운반선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바다 위 주유소’로 불리는 LNG벙커링선은 선박 간 STS(Ship to Ship) 방식으로 LNG 연료를 공급하는 선박으로, 특수 탱크로리를 이용해 공급하는 TTS(Truck to Ship), 항만 내 저장탱크에서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하는 PTS(Port to Ship) 대비 시간적·공간적 효율성이 높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50년까지 조선·해운 산업 전반에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선박 대부분이 LNG,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대체 연료를 찾고 있는 가운데, 대표 저공해 에너지인 LNG 선박 및 급유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벙커링용 LNG의 연간 수요량은 지난해 580만톤에서 올해 810만톤(t), 2030년 1600만톤으로 연평균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기준(노르웨이선급협회 통계) 전 세계에서 62척의 LNG벙커링선이 운항 중이며, 발주된 선박 수만 32척으로 알려져 2028년에는 82척이 운항하게 될 전망이다.

LNG 벙커링선에 대한 개념 및 실증은 오래 전부터 제시돼 왔으나, 높은 기술력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데다 안전성까지 확보해야 해 그간 고도의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LNG 특성상 기존 연료인 벙커씨유와 달리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며 연료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초기 투자비용도 많이 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해 한미 조선업이 협력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LNG 추진선-벙커링선-운반선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해 업계 탈탄소를 리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선 주요 조선 3사가 각자의 장점을 활용한 LNG 선박 기술 고도화에 한창이다. HD현대중공업은 LNG벙커링선을 포함해 이중연료 추진선과의 연계 수주에 주력하고 있으며, 방산 분야에 특화된 한화오션은 군용·특수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극지 운항 벙커링선을, 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 및 스마트십 솔루션을 결합한 차세대 벙커링선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형 조선사에서도 LNG벙커링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미포조선은 올해만 아프리카 소재 조선사로부터 1만8000m³급 LNG벙커링 선박 4척을 수주했으며,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범용 5100m³급 LNG벙커링선을 인도한 HJ중공업은 올해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000m³급 LNG벙커링 선박 1척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케이조선은 이달 노르웨이선급으로부터 18K LNG벙커링선 기본설계인증(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국에선 LNG벙커링선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선박 건조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이 LNG벙커링선 시장에 대한 초기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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