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테크 재무상담, 직접 받아봤다

서울시 영테크 재무상담, 직접 받아봤다

재무상담 신청했다면…‘기초 재무진단’ 거짓 없이 기입하자
‘재무목표’ 설정하고 ‘가처분 소득’ 제대로 확인
절세방법을 알고 위험요소들을 피해라

기사승인 2025-04-30 11:00:08
서울 영테크 홈페이지 캡쳐.

2030 세대들은 투자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잘 하는 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때문에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들이 “이걸로 벌었다더라” 같은 이야기에 혹해 직접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산 관리도 쉽지 않다. 2030 세대가 사회에 진출해 열심히 돈을 모아도 축적된 자산은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기준에 충족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부재한 채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년째 이어가는 ‘서울 영테크 프로그램’…‘2.0’ 버전 올해 출발

서울시는 이같은 2030세대들의 투자, 자산관리에 고민을 해소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서울 영테크’ 프로그램은 올해로 5년째를 맞으며 순항하고 있다.

서울 영테크는 자산형성이 어려운 청년에게,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재무상담과 금융교육을 제공하여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무상담 △금융교육 △커뮤니티 활동 3개로 나눠지며, 이 중 재무상담이 영테크의 시작이자 가장 핵심이다. 

이에 기자는 직접 영테크 재무상담을 받아봤다. 신청은 간단하다. 우선 ‘서울 영테크’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회원가입을 진행한다. 다음으로 ‘맞춤 재무상담 신청’을 진행한다. 참여자격은 △서울에 거주하는 2030 청년 △서울 소재 대학(원)생 △서울 소재 군인이다.

재무상담 신청했다면…‘기초 재무진단’ 거짓 없이 기입하자

이어 신청을 마치면 상담사로부터 카카오톡 연락이 온다. 상담사는 우선 홈페이지 내 ‘기초 재무진단 조회’를 마쳐달라는 요청을 한다. 진단 항목은 △월 소득 △투자 △지출 △자산 △저축 △부채 등 총 6개다. 앞으로 진행할 상담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인 만큼 거짓 없이, 상세히 적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누락되거나 숨기고 싶은 내용이 있어 이를 제외한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상담을 제대로 받기 힘들다.

기초 재무진단을 빠르게 기입할 수 있는 요령은 토스나 뱅크샐러드, 핀크 등의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미 해당 앱을 이용하고 있다면 자신의 계좌 및 지출 내역을 빠르게 살필 수 있다. 투자나 대출이 있다면 해당 앱들과 연동해 정보를 기입하면 된다.

기초 재무진단까지 끝냈다면 상담사와의 상담 일정을 잡는다. 영테크 재무상담은 대면 2회, 비대면 온라인 상담 1회로 총 3회 진행된다. 대면·비대면은 신청자가 원하는 순서대로 정할 수 있다. 다만 대면 상담은 신청자가 많아 원하는 시간대에 잡기 어려울 수 있다.

기자는 지난 26일 정오에 상담사와 일정을 잡았다. 오전 11시 상담을 마치고 바로 기자와 만났다. 그는 한국FPSB의 AFPK 자격과 각종 금융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였다.

기초 재무진단은 앞으로 진행하게 될 세 차례의 상담에서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솔직하고 상세하게 기입해야 한다. 서울시 영테크 홈페이지 캡쳐

‘재무목표’ 설정하고 ‘가처분 소득’ 확인하자

잠시 환담을 나눈 뒤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됐다. 상담사는 상담 시작 전 음성녹음을 켜고 양해를 구했다. 이는 금융소비자 보호법에 따라 특정 상품 관련 추천이나 가입, 종목권유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상담사는 2030 세대들은 먼저 ‘재무목표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출을 줄이거나 투자를 진행해서 결혼을 하거나, 차량이나 주택 등 큰 지출을 하는 등 구체적인 목표를 먼저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사는 “재무설계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사람마다 소득, 성격, 소비습관도 다른 만큼 재무설계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담사는 자신의 ‘가처분 소득’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처분 소득은 가계의 총 소득에서 비소비 지출(세금, 의료보험료 등)을 제외하고 남은 소득으로, 자유롭게 소비하거나 저축에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다음으로 자신의 가처분소득을 기초로 한국의 물가인상률(지난해 전체 2.3%)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보다 물가인상률이 높다면 이는 실질적인 자산가치가 줄어드는 것과 같다. 때문에 가처분소득을 토대로 자신의 자산을 물가인상률보다 높일 수 있도록 투자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절세방법을 알고 위험요소들을 피해라

다음으로 상담사는 세금을 절약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 중 IRP의 경우 납입을 무리하게 하지 않고 자신에게 남는 마지막 여유 자산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사는 “IRP는 먼 미래 은퇴하게 될 나에게 주는 돈인 만큼 2030세대들은 절대 큰 돈이 들어가선 안된다”며 “중요한 것은 꾸준히 납입하면서 절세 효과와 함께 투자 규모를 차츰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SA의 경우 최대 누적 납입액 한도가 5년간 1억원으로,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ISA를 통해 투자 이익을 볼 경우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납입한 원금 범위 내에서는 자유로운 중도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담사는 청약대출이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리볼빙 등 청년세대들이 이용하기 쉬운 대출상품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담사는 “청년들이 너무나도 쉽게 일련의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차근차근 신용등급을 쌓아 나가야 할 청년기에 시작부터 신용등급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정말 필요한 대출이 아닌 여행이나 오락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빠르게 정리하고 자신의 소득에 맞는 지출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상담사는 “사회초년생들인 2030세대들은 어떤 상품을 이용하고, 지양해야 할 것들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영테크 재무상담에서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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