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변수’ 이준석…지지율보다 큰 존재감 [21대 대선]

‘제3지대 변수’ 이준석…지지율보다 큰 존재감 [21대 대선]

‘단일화 압박’ 속 완주 고수…“득표율보다 정치 자산”
2030·중도층 향한 존재감…보수 재편의 교두보 될까

기사승인 2025-05-15 06:00:09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서울 첫 집중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대선 국면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최대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득표력은 제한적이나, 고유의 지지층과 정치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제3지대 리더로의 부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가장 큰 관심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다. 보수 통합이라는 정치적 명분과는 거리가 있지만, 양자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이재명 후보와 ‘1대1 구도’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작지 않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5월 2주 차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3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52.1%로 1위를 차지했고, 김문수 후보는 31.1%, 이준석 후보는 6.3%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5월 1주 차에서는 이재명 후보 46.6%, 김문수 후보 27.8%, 이준석 후보 7.5%로 나타났다. 두 보수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할 경우 40% 안팎까지 도달하는 만큼,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도층 내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 54.9%, 김문수 후보 24.3%, 이준석 후보 8.5%로 나타났다. 선거 판세가 중도층 표심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캐스팅보트’ 역할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당 선대위는 이 후보 측 인사들을 선대 조직에 영입하는 등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투표용지 인쇄 전인 25일까지 단일화의 성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완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대선 완주를 통해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고, 선거 이후 제3지대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후보의 ‘정치 자산’을 감안할 때, 이번 대선을 차기 정치도약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준석 후보는 첫 만 40세의 제3당 대통령 후보로, 10년에 가까운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대선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향후 보수 정치의 재건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후보와 단일화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지금처럼 호남과 청년층을 아우르는 보수 정치인으로 나아가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 이준석이 가진 5~8% 지지율은 결코 작지 않은 정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여론조사의 흐름을 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10%에 근접하고 있다. 유력 주자는 아니지만, 특정 계층과 지역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여야 거대 정당에 실망한 중도·2030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정 지지층은 단순한 득표율 이상의 정치 자산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의 이 같은 지지율이 향후 정치 지형 재편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제3지대 재정비가 본격화될 경우, 이 후보가 그 중심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수 진영 재편은 물론, 중도층과의 연결 고리 역할도 이 후보가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의 선택은 단지 이번 대선의 결과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선거 이후 보수 진영 재정렬은 물론, 정치 지형 자체를 뒤흔들 잠재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당 체계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만큼, 제3지대에 대한 기대는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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