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보험사 1분기 실적, ‘부풀리기’ 우려도 여전

주저앉은 보험사 1분기 실적, ‘부풀리기’ 우려도 여전

기사승인 2025-05-15 23:10:07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자본 부담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 현실에 다툼의 여지는 없을 겁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15일 1분기 보험업계 상황을 이같이 평가했다. 자본 부담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3가지를 꼽았다. 시장 포화, 리스크 관리 실패, 계리 가정 변경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 실적이 줄어들었지만 ‘부풀리기’ 가능성이 일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분기 대형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KB손해보험(+8.2%)을 제외하고 삼성화재(-13.2%), 메리츠화재(-5.8%), DB손해보험(-23.4%), 현대해상(-57.4%) 등 4개사에서 모두 줄어들었다. KB손보와 감소 폭이 비교적 작은 메리츠화재는 투자손익에서 보험손익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보험영업이익은 시장 포화 영향으로 일제히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보험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삼성화재(-11.7%), 메리츠화재(-5.9%), DB손해보험(-15.6%), KB손해보험(-28.6%) 현대해상(-55.5%) 등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시장 포화는 자본 확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수석부원장은 “통상 단기 이익으로 자본을 계속해서 확충해야 하는데, 이익이 충분히 확보가 되지 않아 자본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새로운 투자를 유인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금리 하락 영향도 받았다. 금리가 내려가면 부채 할인율이 감소해 부채가 커진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리가 최근 급작스럽게 하향 안정화되면서 보험회사의 금리 평가 손실이 많이 반영됐다”면서 “보험사들이 미리 대비하고 금리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금리 변화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본다”며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지적했다.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장기 보장성 상품 위주 판매도 부담이 됐다. 올해 1분기 장기보험손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삼성화재(-6%), 메리츠화재(-13.5%), DB손해보험(-12.1%), KB손해보험(-24.8%), 현대해상(-74.2%) 등 모두 줄었다.

이 수석부원장은 “새로운 회계제도에서 보험사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된 CSM을 늘리기 위한 장기 보장성 상품 판매 경쟁이 자본 확충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CSM은 미래 받을 수익을 말하는데, 이 금액이 늘어나면 결국 미래 지불해야 할 보험료도 커진다. 이에 따라 축적해야 하는 자본도 함께 확대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의 자본 부담이 높은 상황 속에 여전히 실적 부풀리기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전날 “실적 손해율과 예상 손해율의 연계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비합리적인 추정으로 이익을 단기에 실현하고 손실은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기 손해율 가정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부원장은 “단기 성과를 위해서 장기적인 안정성을 포기하는 그런 회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지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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