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핵 위협’ 발언에 대응해 핵잠수함 배치를 지시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러시아 전 대통령이자 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매우 도발적인 발언에 따라, 나는 두 대의 핵잠수함을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말뿐이길 바라지만, 말은 종종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며 “이번 사안이 그런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제재 언급을 비판하며 “트럼프는 ‘묘르트바야 루카(죽은 손)’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죽은 손’은 러시아 지도부마저 무너졌을 경우, 핵미사일이 자동 발사되도록 설계된 옛 소련 시절 개발된 핵 공격 시스템이다.
메드베데프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종전을 압박하며 제재 경고를 이어가던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50일 이내에 평화를 이루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도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지자, 29일에는 그 기한을 10일~12일로 단축하고, 8월8일까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31일에는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자 “행동이 역겹다”며 관세와는 별도의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합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카렐리야공화국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한 뒤 “러시아가 지난해 6월 제시한 휴전 조건은 휴전 조건은 똑같이 남아있다”며 ““러시아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 비무장화 △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 인정 △서방의 대러 제재 해제 등을 휴전 협정 조건으로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은 조건이 아니라 목표이고 나는 이를 공식화했다”며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에 실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도한 기대 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