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네 번째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 후 모든 현장을 중단한 포스코이앤씨가 재건축‧재개발 수주 활동은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발생한 신안산선 붕괴 사고 협의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정비 수주 홍보 활동에 나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 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올 들어 네 번째 중대재해 사망 사고가 나온 포스코이앤씨는 모든 현장을 중단하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정희민 대표이사 사장은 3개월 만에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원점에서 잠재된 위험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사고를 예방하고 생업을 위해 출근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 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밖으로 보여지는 모습과는 달리 포스코이앤씨 내부적으론 재건축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전인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4차 재건축 사업 현장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수주 의지를 내비쳤다.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개포우성4차 인근에서 수주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매봉역과 인근 버스정류장, 식당가에 광고물을 게재했다. 광고물에는 ‘강남구 최초 오티에르’, ‘개포우성4차 명사님께 제일의 명작을 헌정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산재 사고로 수주전에서도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의적인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신안산선 붕괴사고 이후에도 사고 수습보다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희민 사장은 신안산선 붕괴 직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했다. 사고 후 5일이나 지나서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또한 유족 등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6월10일 홍보관을 직접 방문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소극적이었던 사고 대처와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사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결국 포스코이앤씨는 용산정비창 수주에 실패했다. 아직까지 신안산선 피해 보상은 마무리도 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사고로 대피한 3가구는 아직 귀가하지 못했으며 보상 협의도 장기화되고 있다.
이전 사고에 대한 수습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도 또 다시 수주전에 나서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이전부터 관심을 가진 사업지로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발생한 사고들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조사를 받으며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있고 사고 수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신안산선 사고와 관련해서도 협의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소극적으로 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발생한 사고 이전부터 계획했던 현장에 대해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 이후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장인화 회장 직속으로 ‘그룹안전특별진단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는 등 그룹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했다. 1일 그룹안전특별진단 TF팀을 출범시켰다. 학계와 기관 등 외부전문가들과 직원, 노조 등 대의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TF가 그룹 안전관리 체계 전반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