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국제선 여객이 급증하는 추세지만 LCC 성장동력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수는 103만8137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6%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LCC(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로케이)는 339만3821명으로 7.0% 늘었다.
해당 기간 국내 국제선 총 여객수는 647만1150명으로 전년보다 8.9% 증가했다. LCC가 총 여객수 증가율을 밑도는 동안 FSC 2개 사가 국제선 시장을 휩쓴 것이다.
LCC의 부진은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4월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78만여명이지만, 올해 같은 기간 60만여명으로 감소했다. 제주항공 참사 후 승객들 대상으로 LCC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FSC를 더 선호했던 것으로도 분석된다.
문제는 LCC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LCC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9%에서 지난해 말 36%로 상승했지만 올해 4월에는 33%까지 하락했다.
반대로 대한항공 등 FSC는 더욱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LCC의 국제선 운임이 출혈 경쟁으로 하락하는 동안 FSC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은 3조9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고, 진에어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78억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LCC가 장기 성장성을 확보하려면 가성비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LCC는 고객층을 넓히고 장거리 시장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LCC에 대해 항공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점점 더 커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포화 상태 시장에서 LCC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FSC와 LCC 간 격차가 굳어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