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적자’ 탈출…진단업계, 1분기 실적 회복

포스트 코로나 ‘적자’ 탈출…진단업계, 1분기 실적 회복

기사승인 2025-05-16 16:06:07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적자를 이어가던 국내 진단기기 업계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적자를 이어가던 국내 진단기기 업계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16일 공시에 따르면, 씨젠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약 30%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다. 씨젠의 1분기 잠정 매출은 1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8억원, 당기순이익은 289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반등은 비(非)코로나 진단시약 부문이 견인했다. 진단시약과 추출시약을 포함한 총 시약 매출은 943억원이며, 이 중 진단시약 매출은 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늘었다. 특히 비코로나 진단시약 매출은 792억원으로, 37.5%의 성장률을 보였다. 진단시약 가운데 호흡기 제품은 호흡기 바이러스(RV) 제품과 호흡기 세균(PB) 제품이 각각 44.8%, 130.9% 증가하며 두드러진 실적을 보였다. 씨젠은 “독감의 지속적 유행이 호흡기 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씨젠은 올해 파이프라인 확장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생식기감염·종양학회 2025’에서는 고위험군 유전형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전형을 검출할 수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진단 제품을 공개하며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AI 기술을 활용한 진단시약 개발 자동화 작업도 활발히 진행 중으로, 최근 서울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AI 투어’에서 핵심 파트너로 참가해 관련 개발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46억원, 188억원으로 집계됐으나,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5억원, 순이익 4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회사 측은 “자회사인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의 연결 회계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무형자산 상각비로 인해 연결 기준으로는 적자가 발생했지만, 이는 현금 유출 없는 회계적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실적 개선은 혈당 진단 제품의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가혈당측정기 매출은 1분기 1949억7000만원으로, 전년도 1648억2000만원 대비 18.3% 증가했다. 질병별로는 혈당 진단 외에도 HIV/매독 동시 진단 키트를 포함한 성병 진단 제품,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 키트 등 호흡기 질환 제품, 말라리아 진단 키트 같은 매개 감염 질환 제품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추가 인증 획득과 신규 제품 출시를 통해 해외 수출 확대에 나선다. 지난 4월 개인용 혈당측정기 제품 5종에 대해 유럽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CE-IVDR)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연내에는 현장 분자진단 플랫폼 ‘스탠다드 엠텐’의 성매개 감염 3종과 항생제 내성 진단 카트리지 1종에 대한 CE-IVDR 인증을 추가로 획득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에는 새로운 진단 원리를 적용한 신규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바디텍메드도 1분기 매출 391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8%, 37% 성장했다. 특히 비타민D 및 빈혈 진단 제품 ‘헤모크로마’의 판매가 급증하며 기타 질환 분야 매출은 140% 이상 증가했고, 당뇨 및 호르몬 질환 진단 제품 역시 3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암·류마티스 관절염 관련 제품 역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진단 장비 부문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1분기 동안 3200대 이상의 장비가 신규 설치됐고, 멀티 진단 기능을 갖춘 주력 장비 ‘아이크로마’와 ‘아피아스’는 2000대 이상 보급됐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1만대 전후의 설치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 된다. 이는 팬데믹 시기 연간 평균 설치 규모(약 9000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바디텍메드는 생화학, 혈액 분석, 동물 진단 등 신규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수출 기반을 확대할 방침이다.

진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진단기기 시장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감염병 재유행 우려와 함께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분자 진단, 현장 진단(POCT) 기술 고도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글로벌 보건 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진단기기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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