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휴학을 끝내고 복귀하는 의과대학생들에게 각 의대가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기로 한 가운데 의대생 학부모들이 학내 분열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최근 복귀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공통 서약서 양식을 만들고 각 대학에 배포했다. 서약서에는 복귀 의대생들이 향후 학교 수업을 성실히 듣고, 이미 복귀한 의대생들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학칙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도 담겼다.
실제 전북대는 수업 복귀를 앞둔 의대생들에게 ‘집단 따돌림’ 등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서약서를 발송했다. 다른 의대들도 각 대학 상황에 맞게 서약서를 작성해 순차적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먼저 복귀한 의대생과 복귀 예정인 의대생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의대 내부 질서 회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전국의과대학학부모회연합(전의학련)은 23일 성명을 내고 대학이 복귀생들을 통제하고 차별한다고 반발했다. 전의학련은 “복귀생에게 반성문을 강요하기 전에 무너진 교육을 방치하고 정원 증원을 수용한 학교의 자기 성찰이 우선”이라며 “대학은 절차 없는 입학 전형과 미확정된 교육 과정 등 정부의 원칙 없는 정책을 그대로 수용했고 피해는 학생이 감당했는데, 이제 와서 사과도 없이 복귀생에게 서약서라는 낙인으로 도덕적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과 4학년 모두 의사국가시험(국시) 응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도 했다. 전의학련은 “기존에 먼저 복귀한 일부 학생과 달리 이번에 복귀하는 본과 4학년 학생은 국시 응시 자격이나 졸업 시기를 두고 차별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같은 학년인데도 복귀 시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험 응시 기회가 달라지는 것은 차별적 선별이고 불공정 보상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