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입어도 ‘핏’ 좋은 신승호 [쿠키인터뷰]

뭘 입어도 ‘핏’ 좋은 신승호 [쿠키인터뷰]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주연 배우 신승호 인터뷰

기사승인 2025-08-15 06:00:08
배우 신승호. 트리플픽쳐스 제공


교복(‘에이틴’), 군복(‘D.P.’·‘전지적 독자 시점’), 기장 유니폼(‘파일럿’)에 이어 사제복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모든 유니폼을 입어보고 싶단다. 14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승호는 “일단 가보면 완전히 내 소유의 땅은 아니라도 아는 길이 되지 않냐”며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Only God Knows Everything)를 비롯한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감독 백승환)은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신승호)이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고해성사를 듣고, 복수와 신앙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극중 신승호는 고해성사를 통해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고뇌에 휩싸인 채 진실을 추적하는 신부 정도운 역을 맡았다. 실제로는 크리스천이지만, 연기자로서 힘 있는 대본에 끌려 이 작품을 택했다는 전언이다.

“글이 좋았어요. 끝까지 집중해서 읽고 싶게 만들더라고요. 도운의 감정을 쫓아가다 보니, 도운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발걸음을 옮길지 궁금해졌어요. 도운이가 어머니의 실종에 대해 큰 결단을 내리고 움직였지만, 경거망동하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이 흥미로웠고, 가능하다면 제가 그려내 보고 싶었어요.”

이 작품의 중심은 이견 없이 신승호다. 러닝타임 대부분 등장해 해석이 쉽지 않은 인물을 소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오히려 즐기려고 했다는 답을 내놨다. 

“돌이켜보면 부담이 제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성향상 즐거워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요. 한정된 에너지를 부담감을 느끼는 데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아예 없진 않았을 텐데, 어릴 때부터 몸을 많이 써서 그런지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축구선수 출신인 신승호는 큰 키와 다부진 몸매의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의 훌륭한 사제복 핏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무엇보다 ‘사제’ 하면 영화 ‘검은 사제들’ 강동원, ‘검은 수녀들’ 이진욱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계보를 잇는 신승호만의 매력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헬스장에서 비포 애프터 보디핏 챌린지를 하고 있었는데, 촬영 시기가 겹쳤어요. 작품을 보는데 라인이 드러나 있어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선배님들과 언급된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에요. 보실 때 불편하지 않게 연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이상으로 최선을 다하기 바빴던 것 같아요.”

배우 신승호. 트리플픽쳐스 제공


신승호가 비주얼 측면에서 신경 쓴 지점은 오히려 분위기였다. “제가 가진 이미지가 웃지 않으면 강하다는 걸 알아서, 인상 더러운 신부님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어요. 강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 계속 웃을 수도 없는 캐릭터잖아요. 그래서 강동원 선배님, 이진욱 선배님이 나오신 작품을 포함해 사제복을 입은 인물이 나오는 작품을 웬만하면 다 찾아보고 배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강하고 무거운 인상이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굳이 바꾸려고 애쓰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장점으로만 승화시킬 자신 또한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저는 저니까요. 그리고 강한 이미지가 단점으로 굳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 방법을 알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 나가려고 해요.”

신승호는 현재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반응이 엇갈리지만, 그에게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과 더불어 더없이 감사한 작품이라고 했다.

“출연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스코어가 아쉬울 수 있지만, 정말 뜨겁게 연기했어요. 연기할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그 부분에서 너무 큰 도움과 힘을 받았어요. 멀리 가기 위해 차에 기름을 넣잖아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제게 기름 같은 존재예요.”

더 나아가 신승호의 모든 작품은 ‘배우 신승호’라는 그림의 일부다. 다채로운 컬러와 꼼꼼한 채색이 돋보이는 필모그래피다. “줄을 계속 그었을 때 멀리서 보면 굵은 선이잖아요. 계속 얇은 선을 그리면서 점점 영역을 채워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스스로 채워나가려고 노력 중이고요. 이번 작품으로도 선 하나 정도는 추가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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