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 가닥…증권가 “미확정은 아쉬워”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 가닥…증권가 “미확정은 아쉬워”

기사승인 2025-09-11 15:59:37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코스피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증시 활력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직접 긍정적 방향성을 제시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종 확정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었던 점을 아쉬운 요소로 꼽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0% 오른 3344.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3344.70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이틀 연속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9월1일 하락세로 마감한 뒤 8거래일 연속 상승장을 시현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이재명 대통령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추진 의지를 다시 피력한 여파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완화 방침에 대해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우선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주식 시장은 심리로 움직이는데 시장 활성화라는 것은 정부의 경제·산업 정책의 핵심 중 핵심이다. (증시 활성화에) 장애를 받게 할 정도라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에 따른) 세수 결손 정도는 한 2000~3000억원 정도라고 한다. 주식시장이 만약 이 때문에 실제 장애를 받는다면, 굳이 50억원을 10억원으로 반드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체적으로 현행대로 놔두자는 의견인 것 같다. 또 (대주주 기준을)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의지를 시험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국회 논의에 맡기도록 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31일 세제개편안 발표를 통해 상장주식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세수 확보와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명분에 기인한다. 그러나 연말 과세회피 목적의 물량 출회에 따른 증시 하락 우려가 부각되면서 증시 활력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8월 코스피는 한 달 내내 3200~31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등 박스권에 머물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현행 유지가 확정되지는 않은 영향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신고가 경신 이후 매물 출회에 강보합을 보였다”며 “시장 기대치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50억원으로 결정했다는 확정이었으나, 확인이 없었던 점이 실망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미 시장에 정책 되돌림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 지주, 보험 등 정책 수혜주 강세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미 시장은 대주주 양도세 이슈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세제개편안 정책 수혜주로 부각받는 증권주는 이날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4.19% 하락한 2만1750원에 장을 마쳤다. 부국증권(-3.75%), 상상인증권(-5.20%), LS증권(-3.18%), 현대차증권(-3.96%) 등도 떨어졌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속 랠리를 이어가면서 상승 피로감도 누적됐다. 고점 부담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장기 전략이 시장 유동성의 금융시장 이동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다. 이 대통령도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 구조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기 중심인 측면이 있다. 신정부의 기본적인 방향은 부동산에서 첨단 산업 분야 또는 경제 활동으로 자금을 옮기는 금융의 대전환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장기 전략은 가계자산 비중 변화를 통한 금융시장 중심의 구조 전환이다”라며 “코스피의 레벨 상승은 가계 자산 머니무브를 위한 상징적 목표치로 간주될 수 있다. 구조적 목표를 고려하면 연말 지수는 3000선 이하보다 사상 최고치 이상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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