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다. 국가통계포털 추정에 따르면 2025년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51만 명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늘어나는 것은 노인 인구만이 아니다. 서구화된 식습관 확산으로 만성질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의료기술 발달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무병장수’가 아닌 ‘유병장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문제는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7만518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8%를 차지했다. 관련 진료비 규모도 연간 90조원에 달해, 다른 진료 항목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만성질환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경제를 지탱해줄 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병자 보험이다. 이는 과거 질병 이력으로 일반 보험 가입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설계된 상품으로, 간소한 절차 덕분에 ‘간편보험’으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보험료가 일괄적으로 높고 보장 범위가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보험료 수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KB손보, 탑클래스 3.N.5 초경증 간편건강보험
대표적인 사례가 KB손해보험의 ‘KB 탑클래스 3.N.5 초경증 간편건강보험’이다. 이 상품은 기존 초경증 유병자 전용 상품을 하나로 통합하고, 고지 항목을 확대·세분화해 고객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보험료 수준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를 도입해 건강 상태가 개선되면 동일한 보장을 더 낮은 보험료로 전환할 수 있다. 가입자가 1년간 입원·수술·7대 질병 진단 이력이 없으면 매년 보험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 손보업계 최초로 최신 항암 치료 기법인 ‘항암중입자방사선치료비’를 보장 항목에 추가했다.
중입자방사선치료는 기존 양성자 치료보다 무거운 탄소 입자를 활용해 암세포에 에너지를 집중 전달하는 고정밀 치료법으로,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가입 연령은 만 15세부터 최대 90세까지 가능하며, 10·15·20·30년 주기의 자동 갱신을 통해 최대 110세까지 보장이 가능하다.

현대해상, 내삶엔(3N)맞춤간편건강보험
현대해상의 ‘내삶엔(3N)맞춤간편건강보험’도 주목할 만하다. 고객의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맞춤형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간편보험은 입원과 수술 이력을 통합해 고지하도록 해 둘 중 하나만 해당하더라도 입원·수술을 모두 한 유병자와 동일한 보험료를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입원과 수술 고지 기간을 각각 5년 단위로 분리해 총 35가지 가입 유형으로 나누고 이를 보험료에 반영했다. 예를 들어 1년 전 입원 이력이 있으나 수술 이력은 5년 이상 지난 경우, 기존 상품보다 약 15%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가입 당시 치료 이력 때문에 높은 보험료로 가입했더라도 이후 일정 기간 사고가 없으면 매년 더 저렴한 고지 유형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최대 9년간 최초 가입 대비 최대 38%까지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한화손보, 3N5 더간편건강보험
한화손해보험의 ‘한화 3N5 더간편건강보험’도 인기다. ‘3N5’(△3개월 내 의사 소견 △N년 내 2일 이상 입원·수술 △5년 내 7대 질병 진단·입원·수술)에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다.
당일 입퇴원 고객도 가입이 가능하다. 복통, 고열, 염좌, 결석, 경미한 골절 등으로 수술 없이 검사·치료 후 당일 퇴원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고혈압·당뇨 여부를 반영해 보험료를 최대 17.6%까지 낮출 수 있으며, 3대 질환인 암·뇌·심장질환 보장을 강화해 최대 100세까지 치료비를 보장한다. 남성은 암 보장 범위를 8종에서 10종으로, 여성은 9종에서 13종으로 확대했다.
가입 연령은 만 15세부터 최대 90세까지 가능하며, 최대 100세까지 보장한다. 보험기간은 세만기형(90세·100세) 또는 연만기갱신형(30·20·10년) 중 선택할 수 있어 유연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