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영상] 故 종현 “부검 않기로”, 서울아산병원 빈소 마련 中…디어클라우드 나인이 전한 유서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켜”

[쿠키영상] 故 종현 “부검 않기로”, 서울아산병원 빈소 마련 中…디어클라우드 나인이 전한 유서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켜”

기사승인 2017-12-19 15:04:48

경찰이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27)에 대한 부검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곧 빈소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이 확실해 보이고
유족이 원하지 않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종현은 어제(18일) 오후 6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건국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는데요.

종현은 친누나에게 “힘들었다. 고생했다고 말해 달라.”는 문자를 보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종현의 빈소는 당초 건국대학교병원에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자리가 없어
오늘 새벽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빈소는 이 병원 장례식장 2층 20호실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21일 오전입니다.

유족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차분히 장례절차를 준비 중이며,
현재 장례식장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몇몇 팬들이 찾아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인데요.

SM엔터테인먼트는 팬들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누리꾼들의 추모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ou****
행복해지고 싶다던 종현아
그곳에선 부디 모든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길 바랄게 행복해
김종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hj****
좋은 노래 만들어주고 들려줘서 고마워요... 고생했어요

ar****
샤이니 종현 님의 푸른밤과 노래들을 들으면서 많이 위로받고 웃기도 했었어요.
종현 님의 따뜻한 목소리에 항상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샤이니 김종현, 아티스트 김종현을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h****
종현이 오빠 거기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빠 덕분에 학창시절 좋은 노래 들으면서 행복했습니다.


한편, 종현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보컬 나인은
오늘(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종현이 남긴 유서를 공개해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나인은 “얼마 전부터 종현이는 제게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며
“매일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는데
결국엔 시간만 지연시킬 뿐 그 마지막을 막지 못 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며 유서를 공개했습니다. 원미연 콘텐츠에디터




※ 포털에서 영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 쿠키영상(goo.gl/xoa728)에서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종현 유서 전문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 차리라고 소리쳐 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태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 탓이군요.

눈치 채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 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라고 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수백 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 널 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 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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