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경제관료 전성시대, 밀려나는 민간 출신 금융 인사들

금융권 경제관료 전성시대, 밀려나는 민간 출신 금융 인사들

기사승인 2018-03-16 05:05:54 업데이트 2018-03-16 05:20:07

올해 들어 금융권에서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금융공기업 수장, 민간금융사 사외이사까지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경제관료 출신 금융권 인사의 증가는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반면 정부의 금융시장 간섭 확대 우려를 불러 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감원장으로 관료 출신 인사가 발탁돼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민간 출신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관료 출신 인사가 발탁돼야 한다는 이유다.

관료 출신 차기 금감원장으로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최흥식 전 원장이 발탁될 때 후보로 거론된 경제관료들이다. 최 전 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혼란에 빠진 금감원을 다잡는 데 모두 적합한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차기 이사장도 관료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보는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기에 앞서 최영록 전 세제실장의 차기 이사장 내정설에 휩싸였다.

최영록 전 세제실장은 내정설 제기 이후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현재 신보 내부 인사 3인과 함께 차기 이사장 후보로 추천된 상태다. 신보는 그동안 민간 출신인 황록 이사장이 이끌어 왔다.

한국투자공사(KIC) 차기 사장 역시 기재부 출신의 최희남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후임도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주총 시즌을 앞두고 민간 금융사들은 경제관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추천된 금융위 출신 임승태 후보,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추천된 한국은행 출신 백태승·양동훈 후보가 있다.

이밖에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경제관료 출신 인사가 유력한 상태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용환 회장의 연임이 거론되는 가운데 회장이 교체될 경우 차기 회장 역시 경제관료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사태로 금융권 입지가 줄어든 경제관료 출신 인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정권교체 시기부터다. 금융권에서는 충분한 금융인재 풀을 확보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가 능력이 입증된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관료 출신 인사의 증가는 ‘관치’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 공기업, 민간 금융사 CEO에 일 잘하는 사람이 선임돼야 한다. 하지만 경제관료 출신 CEO의 경우 안정적인 경영에 치우치고, 정부의 정책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이번 최흥식 원장의 사임으로 금융권이 경제관료 중심으로 치우칠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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