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락 연설을 두고 “이 후보의 언어가 아주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28일 정 전 주필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그는 “이 후보의 수락 연설에는 ‘타도!’와 같은 단어가 없었다. 쿠데타라는 말은 있지만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며 “증오의 언어 없이 통합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후보는 스스로를 패배자가 되었던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자신을 5번이나 기소한 사람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라며 “이 후보는 검찰 독재의 희생자”라고 짚었다.
이어 “반면 국민의힘 후보 토론회를 보면 4명의 후보가 모두 ‘범죄자 이재명’, ‘전과 4범 이재명’ 등의 단어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경멸적으로 사용한다”며 “이들은 이재명이 그렇게도 두렵다는 것인지, 범죄자 이재명이 아니면 아예 그 어떤 출마의 변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듯이 이재명이라는 말을 마치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반복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수락 연설에는 사람 이름이라고는 노무현 등의 이름이 두 번 나왔을 뿐 정치적 상대방들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닫았다”며 “증오의 언어나 적개심을 표현하는 언어들은 없었다. 국민의힘이라는 단어도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정 전 주필은 “그는 좋은 사회, 행복한 사회를 같이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그는 그런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며 “그는 나라 사정이 급해서 이념 사상 진영, 이런 것들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 이제 통합하고 앞으로 가자고 말한다. 통합이라는 단어는 아마 열 차례도 더 되풀이 해 강조한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어 “이 후보가 그동안 ‘우클릭’을 시도해 온 결과가 이번 연설에서 자리를 잡는 모양새”라며 “우클릭 혹은 중도적 중립적 언어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그런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문장 구사가 된다”라고 말했다.
또 “원래 동사를 많이 쓰면 우파의 언어, 명사나 관념어를 많이 동원하면 좌파의 언어라고 하지 않나”라며 “이 후보의 연설에서 관념어들이 많이 사라진 점에 주목한다. 그런 점에서 아주 좋아졌다”라고 칭찬했다.
정 전 주필은 “진보한다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행스럽다”며 “대통령 선거 후보 지정을 축하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가 전날 발표한 수락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통합’으로, 총 14번 등장했다. 이어 희망(13회), 진짜 대한민국(10회), 민주주의(9회) 등도 자주 언급됐다.
이 후보는 “압도적 지지로 저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해 주신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안전, 회복과 성장, 통합과 행복을 실현하라는 간절한 소망”이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통합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다.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