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아프다는 대상포진, 여름 면역력 떨어진 틈 노린다 [건강 나침반]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는 대상포진, 여름 면역력 떨어진 틈 노린다 [건강 나침반]

글‧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

기사승인 2025-08-05 12:52:04

열대야와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 여름, 덥고 습한 날씨로 지친 사람들이 많다. 그나마 여름을 견디게 해주는 것은 시원한 냉방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차가운 에어컨 바람과 더운 외부 온도의 급격한 온도차가 몸을 지치게 하기도 한다. 더워서 땀이 흐르다가도 시원한 내부로 들어서면 춥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냉방병이나 감기를 걱정하기도 한다.

냉방병과 감기 이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추가로 주의할 질환은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가 몸속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깨어나 신경을 따라 피부에 통증과 물집을 터뜨리는 질환이다. 피로와 스트레스, 노화, 과로 등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것은 모두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상포진 환자는 여름에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일년 중 7~9월에 가장 많았다. 여름은 덥고 습하지만 냉방병과 과로,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가 몸을 지치게 해 면역력을 떨어트린다. 땀과 피로, 수분 부족이 겹치면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최적의 환경이 된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와 비슷하게 몸이 으슬으슬하고 피로하다.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감기로 인한 피로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정 부위에 나타나며 붉은 발진과 물집이 띠 모양으로 생긴다. 이 통증은 마치 ‘칼로 베는 듯한’ 수준으로 고통스럽다. 물집은 수두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과 조직검사 결과가 동일하다.

물집은 약 2주간 변화하는데 점차 딱지로 변하게 된다. 피부의 병적인 증상이 모두 좋아진 후에도 해당 부위가 아프기도 하는데 이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불리며 노인 환자의 30%에서 나타난다.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고령층에서는 신경통은 물론 뇌염, 안면마비 등 다른 합병증의 가능성도 높다.

대상포진이 발생했다면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투여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야 한다. 초기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1주일동안 주사 또는 복용해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손상 정도를 감소시켜 추후 신경통을 예방해야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길면 몇 년 동안 계속되며 환자에게 큰 고통을 준다. 고령자, 피부 발진이 심했던 환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경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에는 누구든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대상포진은 초기 통증부터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며, 발진이 생긴 후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면 후유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 발병 자체를 막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률도 줄이기 때문에 50세 이상이라면 접종을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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