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권 관문공항 가덕도신공항의 2029년 12월 조기 개항이 사실상 무산됐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정부가 제시한 84개월(7년)보다 2년이 늘어난 108개월(9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다.
이 같은 내용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기본설계안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비 역시 정부가 설정한 10조5000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은 6개월 간의 사업성 재검토 끝에 올해 착공하더라도 4년 내 바다 매립과 에어사이드 시설 완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토부가 제시한 공사 기간과 예산을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차례의 경쟁입찰이 유찰되자 수의계약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입찰 과정에서 계속 단독 응찰해 2029년 12월 개항이라는 공고 조건을 모를 수 없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기 연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 자체가 우선협상 대상자 적격 여부 논란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국토부는 기본설계안 접수 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지만, 사업의 공공성과 국가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현대건설 측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김광회 미래혁신부시장이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김 부시장은 “기본설계 기간 중 자체 기술 검토와 전문가 자문으로 공사 기간의 적정성을 확인했던 부산으로서는 유감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며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신공항을 기다려온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게 돼 깊이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시민이 납득 할 수 있는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고 적기에 착공해 추가적인 사업 지연이 없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공항 안전시설 확충 등 안전과 품질을 갖춘 완벽한 공항 건설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부산시와 정부가 2029년 12월 개항을 약속해왔다.
김 부시장은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겠지만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등 지역 정치권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9년 공기, 2035년 준공계획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진상조사단 구성과 함께 박형준 부산시장, 박상우 국토부 장관 사퇴 운동까지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