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AI on 인문학] 도구의 발전과 인간 중심 AI

[금진호의 AI on 인문학] 도구의 발전과 인간 중심 AI

기사승인 2025-05-07 13:51:49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AI, AI, AI... 지금 세상은 온통 AI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2016년 딥 러닝의 알파고가 이세돌 바둑 9단을 이겼을 때만 해도 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되는가 보다 생각하였고, AI가 음악을 만들고 로봇이 대학병원에 도입되어 사람의 주요 부위를 수술한다는 소식으로도 지금처럼 놀라진 않았다.  

하지만 2022년 11월, 생성형 AI인 챗GPT가 우리 일상에 들어오더니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챗GPT는 GPT4, GPT4o까지 세 차례의 성능을 올렸고, 급기야 지난 4월 1일부터 운영된 지브리 화풍의 이미지 변환은 대한민국을, 아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게 만들었고 우리나라 국민 대두분이 사용하는 카톡의 프사(프로필 사진)를 지브리 화풍 사진으로 변경하는 진풍경이 시작되었다. 

‘사람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는 사람을 만든다’(Marshall Mcluhan), 사람이 만든 도구가 그 활용도를 넘어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다. 사냥을 위해 필요해서 만든 도구인 돌도끼가 사냥의 생산성을 높였으며, 불을 피우는 도구의 사용으로 짐승들로부터 위협을 피하고 추위를 이겼다.  

새로운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인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이런 도구의 발전과 사용이 없었다면 인류의 생활은 야만과 원시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는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능력을 통해 동물과 구별되었으며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초기 인류는 돌을 깨뜨려 날카로운 사냥용 석기를 만들었고 이 도구를 이용해 사냥하고 생존하였다. 자연스럽게 농경과 금속기술의 발전은 사회와 도시국가를 형성하였고, 1차와 2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과 기계, 전기를 통해 생산성을 놀랍게 증가시켰고 3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지식과 정보와 연결의 시대를 열었다. 이처럼 산업혁명은 손을 이용해 도구를 사용하는 기술의 발달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면 손의 사용과 두뇌의 발달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손을 이용해 도구를 만들면서 정교한 움직임을 제어하는 능력과 사고능력이 발달했다. 도구를 사용하면서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가 생겨났고 이것이 결국 과학과 예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손은 물리적 접촉을 넘어서는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 상호 작용과 깊이 얽혀있다. 부드러운 손길은 평안함을, 확고히 손을 잡는 악수는 자신감을, 박수는 감탄을 표현한다.  

도구의 발전과 인간 중심 AI 이미지.

한국인은 손재주가 뛰어난 민족이다. 전통 공예부터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타고난 기술, 정확성, 적응력은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이렇게 유별나게 손재주가 좋은 이유는 생업과도 관련이 있다.  

어려서부터 남자들은 새끼를 꼬고, 여자들은 산에 가서 나물을 캐고 다듬어 장에 내다 팔았다. 아이들이 즐겨 하는 놀이에도 공기놀이, 구슬치기, 실뜨기, 종이접기 등 손놀림에 집중되어 있었다. 젓가락질과 숟가락의 사용은 손재주를 극대화 시켰으며 이처럼 익숙해진 손재주는 한국의 성형 의술의 실력을 높였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외국인들이 성형수술을 받으로 의료관광을 오기도 한다.  

AI는 이제 우리가 손으로 사용하여야 할 도구다. 누군가는 이를 막연히 두려워하고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 정도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이를 도구로 받아들여 혁신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도구로 받아들이면 손재주가 뛰어난 우리야말로 절호의 기회요, 우리의 능력을 확장 시킬 기회다. AI는 이미 통제할 수 없이 확산하고 있으며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 삶의 대부분 영역에 근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인류가 1년 넘게 걸릴 일들이 AI는 단 하루도 되지 않아 바꾸고 있다. 지브리 화풍의 그림이 그렇다. 1분 만에 원하는 화풍의 그림을 그려주는 AI를 보고, 필자가 있는 대학의 만화창작학과나 애니메이션학과에서 긴급 토론회가 열릴 정도로 화제의 주제가 되었다. 이제 AI는 인류와 함께하고 있고, 우리를 위협하기도 하지만 결국 AI는 도구이니 우리는 이를 잘 활용하면 된다.  

원시에서 시작된 돌도끼의 도구는 이제 인공지능이라는 도구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혁신과 진보를 이루었다.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오늘, 인간과 기술의 도구 사이를 어떻게 하면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을지 우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늘의 AI를 풀기 위해 과거로 눈을 돌려 해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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