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재밌는 최고급 액션 ‘미션 임파서블 8’, 관객 미션은 허리 곧추세우기 [쿡리뷰]

몰라도 재밌는 최고급 액션 ‘미션 임파서블 8’, 관객 미션은 허리 곧추세우기 [쿡리뷰]

기사승인 2025-05-15 06:00:09 업데이트 2025-05-15 09:24:00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몰라도 재밌고 알면 더 재밌다. 약간의 허리 뭉침만 각오한다면 더더욱 재밌다. 기나긴 169분을 알차게도 채운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 8’)이다.

‘미션 임파서블 8’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절체절명 위기 속에 내몰린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단 하나의 미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리즈 팬이라면 시작부터 눈시울을 붉힐지도 모르겠다. 일생을 바쳐 인류를 지킨 에단 헌트, 그 과정에서 스러져간 동료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에 톰 크루즈의 리즈 시절을 필연적으로 목도하게 되는데, 이때 세월의 무게와 시리즈의 상징성이 피부에 확 와닿는다.

여기에 알래스카로 좌천됐던 윌리엄 던로(롤프 색슨)의 합류, 대통령이 된 CIA 국장 출신 에리카 슬론(안젤라 바셋)의 결단, 에리카 슬론의 편지에 쓰인 날짜 ‘1996. 5. 22.’ 등 인물부터 디테일까지 재미 요소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표현이 적확한 영화다.

그렇다고 과거 활용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진 않았다. 에단 헌트가 이끈 팀의 헌신으로 ‘세상이 매번 새로운 아침을 맞을 수 있었던 것’처럼, 작품은 핵보유국의 미사일 시스템을 점령해 세상을 자기 발밑에 두려는 인공지능(AI) 엔티티에 맞서기 위해 힘차게 전진한다. 이전 시리즈를 알면 풍성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전혀 모른다고 해도 이해하기에 큰 무리는 없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뭐니 뭐니 해도 작품의 핵심은 화려한 고난도 액션이다. 무대는 육해공이다. 에단 헌트는 런던 랜드마크 빅 벤, 런던 아이를 배경으로 질주하고, 오래전 침몰한 잠수정에서 125파운드(약 56kg) 잠수복을 입은 채 엔티티를 통제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며, 바람이 거센 2438m 상공에서 고공 회전하는 비행기에 매달려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을 저지한다. 글로 대략 반추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들인데, 이 모든 장면을 올해 63세인 톰 크루즈가 소화했다는 점이 경이롭다. 주요 액션 시퀀스마다 달라지는 로케이션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 

다만 긴 러닝타임이 흠이라면 흠이다. 특히 에단 헌트가 잠수정과 비행기에서 필요 이상으로 시간을 지체한다는 인상을 준다. 이 장면을 촬영한 배우가 제작자라서 발생한 딜레마 같기도 하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완성한 장면이니, 1초도 덜어내고 싶지 않았을 심정이 전혀 이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완성도도 높아서 뻐근해져 오는 허리를 참을 만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팽팽한 긴장감과 내달리는 전개가 중요한 장르인 만큼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수작이다. 추측대로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면 아름다운 이별이다. 에단 헌트가 대를 위해, 본인을 포함해 누군가에게는 대였을, 소를 희생한 순간도 분명히 있었다. 이를 꿰뚫는 ‘넌 언제나 옳은 쪽에 섰잖아’라는 루터 스티겔(빙 레임스)의 위로와 그의 결말은 짙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웅장하게 편곡된 대표 테마곡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전부터 들려오는데, 마치 에단 헌트 그리고 톰 크루즈에게 건네는 뭉클한 헌사처럼 다가온다.

오는 17일 국내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69분.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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