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필사·AI”…상반기 출판 시장 키워드로 떠오른 ‘텍스트힙’

“문학·필사·AI”…상반기 출판 시장 키워드로 떠오른 ‘텍스트힙’

도서 판매량 68%↑…AI·필사·문학이 이끈 상반기 출판 트렌드
베스트셀러 상위권 점령한 신작·역주행 도서·디지털 학습서 주목

기사승인 2025-06-10 13:20:22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마련된 한강 작가 코너에서 시민들이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유희태 기자

2025년 상반기 출판 시장은 문학, 필사,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예스24가 발표한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에 따르면, 소설·시·희곡을 비롯해 자기계발, 인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 가지 키워드가 출판 트렌드를 이끌었다.

한강 작가의 세계적 성공 이후 국내 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백수린의 ‘봄밤의 모든 것’(2월), 성해나의 ‘혼모노’(3월), 김금희의 ‘첫 여름, 완주’(4월)는 각각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다. 세 작품 모두 전작 대비 초기 2주간 판매량이 1.5~10배까지 상승했다. 수상작품집 판매도 함께 증가했다. ‘그 개와 혁명: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전년 동기 대비 128.6%,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32.8% 증가했다.

구간 도서 역주행도 주목받았다. 양귀자의 ‘모순’은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3% 증가하며 종합 11위에 올랐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2023년 유명 연예인 추천 영상이 올해 초 유튜브 숏츠로 재확산되며 종합 1위까지 역주행했다. 판매량은 842.4% 급증했다. 정대건의 ‘급류’는 북튜버 ‘눈물 리액션’ 영상 확산 이후 10~20대 독자(34.5%)의 호응을 얻으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02.2% 급증했다.

필사 관련 도서 인기도 이어졌다. 손글씨로 책 내용을 옮겨 적는 필사는 힐링과 자기계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필사 도서 출간은 2023년 113종에서 2024년 181종, 올해 상반기에만 180종이 새롭게 출간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노트’는 종합 7위에,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는 자기계발 분야 상위권에 올랐다. ‘헌법 필사’를 포함한 정치·사회 분야 필사서와 ‘DAY6 가사 필사집’ 같은 예술 분야 도서도 인기를 끌었다. 필사 관련 도서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8.4% 증가했다.

AI 도서 성장도 두드러졌다. 상반기 AI 관련 신간은 1011종으로, 판매량은 전년 대비 68.0% 늘었다.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는 인문 분야 4위, 종합 22위에 올랐으며,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은 자기계발 분야 1위,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오힘찬 칼럼니스트의 ‘이게 되네? 챗GPT 미친 활용법 71제’는 상반기 챗GPT 관련서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eBook 학습서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디지털 학습에 익숙한 10대 독자층을 중심으로 상반기 eBook 베스트셀러 50권 중 12권이 학습서였다. 특히 ‘초중고 참고서’ 분야는 전년 대비 3.5배(246.9%) 성장했다. 태블릿 기반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분야별 1위 도서는 다음과 같다. 소설·시·희곡은 ‘소년이 온다’, 경제경영은 ‘환율의 대전환’, 에세이는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자기계발은 ‘듀얼 브레인’, 인문은 ‘청춘의 독서’, 어린이는 ‘내가 나라서 정말 좋아’, 유아는 ‘별에게’, 만화는 ‘사카모토 데이즈 20 트리플 특전판’이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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