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업계가 퀵커머스 판로 확대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이 GS25와 GS더프레시를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시키며 배달앱 3사와 모두 제휴한 첫 사례가 된 가운데, CU와 세븐일레븐도 잇따라 참여를 검토 중이다. 오프라인 점포 의존도가 높은 편의점 업계가 온라인 플랫폼과 손잡으며 O4O(Online for Offline) 경쟁력 강화에 나선 흐름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하며 퀵커머스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서울 지역 1200여개 GS25 매장을 시작으로 오는 28일부터는 GS더프레시 100여개 매장으로 확대되며, 향후 전국 단위 확장도 검토 중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6월 앱 내에 ‘쇼핑’ 탭을 신설해 시범 운영해왔다. 해당 탭에서는 편의점뿐 아니라 반경 4㎞ 내 정육·수산·청과 소상공인부터 꽃집·문구점 등까지 입점해 다양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소비자들은 쿠팡이츠 쇼핑 내 GS25·GS더프레시 탭을 통해 간편식, 디저트, 카페25·치킨25 등 즉석조리식품부터 신선식품, 생활용품 등 약 2만여 종 상품을 배달 주문할 수 있다. 1~2인 가구와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겨냥해 GS리테일 상품군과 쿠팡이츠 배달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플랫폼 협력을 이어왔다. 2021년 8월에는 사모펀드 컨소시엄과 함께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며 지분 투자자로 나섰고, 2024년 6월에는 배달의민족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번 쿠팡이츠 입점으로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와 모두 제휴한 업계 유일 기업이 됐다.
아울러 자체앱 ‘우리동네 GS’를 통한 투트랙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동네 GS에서는 ‘바로배달’, ‘와인25플러스’ 등 서비스를 운영 중으로, 반경 1㎞ 내 GS25 매장에서 원하는 물품을 즉시 배송받거나 500m 내 매장에서는 예약 후 픽업할 수 있다. 자체앱은 배달앱 대비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어 점주 수익성 방어와 충성 고객 관리에 유리하다. GS리테일은 자체 앱과 함께 배달앱·네이버 등에서 합계 MAU 4500만 규모의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리동네 GS 앱도 현재 MAU 400만명을 보유하고 있어 빅데이터 기반 쇼핑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상품 구색 강화와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가맹점주의 퀵커머스 매출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타사 플랫폼 입점과 자사앱 강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은 근거리 장보기 수요와 퀵커머스 활용이 늘어나는 소비 패턴에 맞춘 편의점 업계의 공통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 비중이 90%에 달하는 편의점 업계 특성상,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 매출을 끌어올리는 O4O 마케팅은 필수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쿠팡이츠 쇼핑 탭 오픈 이후 CU와 세븐일레븐도 입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CU는 자사앱 ‘포켓CU’를 운영하며 2019년 요기요 입점을 시작으로 배달의민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 등으로 채널을 확장해왔다. 세븐일레븐 역시 자사앱 ‘세븐일레븐’에서 예약주문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배달의민족·요기요에 입점해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플랫폼에 입점할수록 노출도가 커지고 소비자 쇼핑 편의성도 높아진다”며 “최소 주문 금액 제도가 있어 객단가 상승 효과도 있어 가맹점 매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의 과제 중 하나는 온라인 판로 확대로 점주들의 온라인 매출 확대에 대한 수요는 컸지만 인프라와 인력 한계로 온라인 확대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자사앱의 한계를 보완해 플랫폼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