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 이하늬(42)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와 함께 프라임타임(Prime time)을 맞았다. 배우로서는 ‘애마’ 같은 드라마를 할 수 있게 됐고, 여성으로서는 갓 태어난 둘째의 육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19일 만삭인 채 화상으로 만난 그는 “둘 사이에서 지혜를 찾아 밸런스를 맞추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만삭 인터뷰’도 상당히 놀랍지만, 이미 이하늬는 전날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당초 비대면 음성으로 함께할 계획이었지만 고심 끝에 참석했다는 전언이다. 작품을 향한 그의 애정이 얼마나 각별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하늬는 “이런 이야기를 ‘무해하고 건강하고 재밌는 코미디’라고 하면서 볼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게 반갑다”고 감격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정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의 이야기다. 작중 배경에서는 통용될 수 없었던 여성해방과 여성연대를 다뤘다는 면에서 달가울 법하다. 여기에 여배우가 주인공이니 공감은 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늬는 자신이 분한 정희란에 대해 “대단하고 멋지다. ‘내가 희란이었다면 저렇게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라고 치열하게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80년대가 도래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엿 같고 XX이 돼야 한다는 장면이 나온다. 그 대사가 작품을 관통한다”며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용기 낼 수 있다면 투쟁할 수 있다면, 그래서 바뀔 수 있다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면서 보시길 바란다”고 귀띔했다.

‘애마’는 정희란의 이야기지만 신주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곽감독(조현철) 앞에 나타난 신예 신주애는 무려 이해영 감독의 눈물을 쏟게 한 신인 방효린이 연기했다. 이하늬는 진한 호흡을 나눈 방효린을 “좋은 배우”라며 아낌없이 극찬했다. 그러면서 “존재 자체가 귀하다. ‘어떻게 아직도 파괴되지 않고 물들지 않고 오롯이 우리한테 왔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몇몇 장면에서 찌릿하게 통하기도 했는데 서로 안아줬던 기억이 난다”며 미소 지었다.
‘애마’에서는 그 시절 여배우의 처지를 링 위에 선 격투기선수에 빗대어 표현한다. 이하늬는 공감하는지 묻는 말에 “많은 분의 사랑을 받는 직업인데 어떤 부분에서는 고독한 직업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할 수 있는 것을 충실히 해나가야 한다. 몰아치는 파도가 때때로 나를 침몰시킬 것 같지만, 피할 수 없다면 서핑 타는 것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는 건 어떨까 한다”며 스스로 터득한 바를 전했다.
이하늬에게 ‘애마’는 반가움 못지않게 애틋한 작품이다. 혹한 속에서 잔뜩 몸고생하며 촬영에 임했는데, 장면 하나하나 코멘터리가 가능할 정도란다. 정희란이 구중호(진선규)를 쏴버리는 신을 언급한 그는 “12월22일부터 25일까지 밤새우면서 촬영했는데 정말 추웠다. 게다가 진선규 씨는 B형독감에 걸려 고열에 시달렸다. 그와중에 치고 박고 싸우는데 눈이 펑펑 내렸다. 치열했던 만큼 짠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애정이 가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22일 ‘애마’를 먼저 낳고 24일 둘째를 출산하러 간다는 이하늬의 우스갯소리에는 진심이 가득했다. 이하늬는 “공개를 앞두고 있으니 출산 직전처럼 설렌다. 이 작품을 25년에 보시는 분들이 내가 느낀 반가움을 느낄지 궁금하고, 현지 메타포가 글로벌 시청자에게 어떻게 와닿을지 궁금하다”며 “배우로서 프라임타임과 여성으로서 프라임타임이 겹치게 됐지만 더 많은 지혜와 단단함을 가지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