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고대했지만 지금껏 이뤄지지 않았던 전지현과 강동원의 만남이 ‘북극성’에서 성사됐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 제작발표회가 2일 오전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전지현, 강동원, 이미숙, 박해준, 김해숙, 유재명, 오정세, 이상희, 주종혁, 김희원 감독, 허명행 감독이 참석했다.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김희원 감독은 제목에 대해 “빛나는 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작품에서 상징적인 물건이 하나 나오는데 그 물건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북극성’은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전지현과 강동원이 ‘북극성’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전지현 시어머니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들의 만남을 반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지현은 유엔대사 서문주로 분했다. 서문주는 유엔대사로서 신뢰와 명성을 쌓아왔으나,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면서 알 수 없는 세력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게 된다. 그리고 그를 지키기로 결심한 세계적인 용병회사 발키리 그룹 에이스이자 국적도 정체도 알 수 없는 특수요원 백산호 역은 강동원이 맡았다.
이들을 가장 먼저 한 화면에 담아낸 김희원 감독은 “연출적으로 아름다운 화면을 좋아하는데 그걸 애쓰지 않아도 됐다. 강인하면서 아름다워야 했는데 배우들이 아름답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다만 두 분이 장신이라서 천장도 낮아보여서 층고를 높였다”고 만족했다.
전지현의 캐스팅은 의외로 수월했다는 전언이다. 김희원 감독은 “파워풀한 여성 캐릭터에 전지현 씨 말고 생각할 배우가 많지 않다. 오랜 시간 캐스팅리스트 1번에 계신 배우시기도 하다”며 “정서경 작가님과 한 번 여쭤보자고 했는데, 여쭤보자마자 만나자고 지체 없이 연락을 주셨다. 계탔다”고 말했다.
전지현이 곧바로 ‘북극성’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작감배’(작가·감독·배우)에 있었다. 그는 “김희원 감독님과 정서경 작가님의 작품이라서 욕심이 났다”면서도 “무엇보다 강동원 씨의 오래된 팬이다. 강동원 씨와 더 늦기 전에 꼭 촬영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지현과 강동원은 처음 맞춰봤지만 훌륭했던 합을 두고 서로를 치켜세웠다. 전지현은 “강동원 씨 외모를 좋아했었는데 촬영하면서 사람으로 알게 되니까 더 좋아졌다”며 “강동원 씨가 산호를 해줘서 문주로서 시너지가 났다”고 했다. 강동원은 “지현 씨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현장에서 지현 씨가 늘 즐거운 모습을 보여줘서 행복하게 촬영했다. ‘이 사람 멋지다’라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나 이들의 ‘어른’ 로맨스다. 전지현은 “문주와 산호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던 인물인데, 알 수 없는 것에 끌리면서 마주보게 된다. 서로를 알아가면서 내 자신을 알게 되는 관계성을 지켜 봐달라”며 “‘이렇게 어른 연기를 한 적이 있었나’라는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화면에서 봤을 때는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고 ‘느좋’(느낌 좋다)이었다”고 돌아봤다. 강동원은 “어렸을 때 만났다면 완전 다른 느낌이었을 거다. ‘뭘 좀 아는 것 같은 남녀’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이라고 얘기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와 달리 크레디트 순서를 두고 내홍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지현과 강동원의 투톱물로 알려졌지만, 정작 강동원이 ‘그리고 강동원’으로 크레디트 마지막에 기입된 탓이다. 관련 질문을 받은 강동원은 “캐릭터에 맞게 그렇게 설정했다. 보시면 아시게 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할리우드 배우 존 조도 출연진에 이름을 올리면서 ‘북극성’을 향한 글로벌 관심도 뜨겁다. 존 조는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한국에 가장 적대적인 정책을 지지하면서까지 워싱턴에서 꿋꿋이 살아남은 미 국무부 차관보 앤더슨 밀러를 연기했다.
극중 앤더스 밀러가 서문주의 은밀한 조력자로 활약하는 만큼, 전지현이 이날 자리하지 못한 존 조에 대해 언급했다. 전지현은 “워낙 글로벌 스타이시기도 하고 어떻게 작업하시는지 굉장히 궁금했다”며 “처음 작업할 때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집중하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미숙, 박해준, 김해숙, 유재명, 오정세, 이상희, 주종혁까지 탁월한 연기력과 존재감을 인정받은 배우들도 방대한 서사를 촘촘하게 채운다. 각각 아섬해운 회장 임옥선 역, 차기 대선 후보 장준익 역, 대한민국 대통령 채경신 역, 국가정보원장 유훈학 역, 검사 장준상 역, 문주 보좌관 여미지 역, 경호실장 박창희 역을 맡았다.
이처럼 완벽한 ‘작감배’를 자랑하는 ‘북극성’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의 관심과 공감 모두 사겠다는 각오다. 김희원 감독은 “어렸을 때 세계 뉴스, 경제 뉴스가 나오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 같아서 가까운 뉴스만 찾아봤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이런 문제가 큰 파도를 타고 내게 다가오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북극성’은 ‘무엇을 바라봐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해외에 계시는 시청자분들도 스스로 질문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사랑, 절망, 희망 등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글로벌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북극성’은 오는 10일 1~3회가 공개된다. 4~5회는 17일, 6~7회는 24일, 8~9회는 10월1일 시청자를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