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에서 맏이로…공명이 쓰는 ‘성장의 역사’ [쿠키인터뷰]

막내에서 맏이로…공명이 쓰는 ‘성장의 역사’ [쿠키인터뷰]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 주연 공명 인터뷰

기사승인 2025-09-04 06:00:09
배우 공명. 넷플릭스 제공

배우 공명(31)에게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는 올해 선보이는 네 번째 신작이다. 이 작품을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았다”는 그의 말대로다. 전개 내내 교복을 입고 완성한 청춘 로맨스물은 대중이 몰랐던 얼굴을 꺼내 보이기에 충분했다. 3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긴장보다 설렘이 컸다”고 작품을 공개한 소회를 전했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공명)과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명은 극중 한윤석 역을 맡으면서 30대에 교복을 입게 됐다. 여기에 로맨스 호흡을 맞춘 상대 신은수는 23세다. 말간 얼굴에 막내 이미지가 강해 동안으로 언급되는 공명이지만, 부담감을 느꼈을 법한 지점이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어떻게든 융화돼서 잘 나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교복을 입는 인물을 제안받아서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우려되실 수도 있지만 작품을 보시면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저는 나름 만족합니다(웃음).”

교복 착용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오픈된 티빙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도 교복을 장면 몇몇에서 입었다. 이르지 않은 전역 후 연달아 고등학생 캐릭터에 캐스팅된 비결은 무엇일까. 쑥스러워하던 공명은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그렇지만”이라며 겨우 입을 뗐다.

“저한테 순수한 이미지와 순진한 이미지가 남아 있지 않나 싶어요. 예전부터 밝고 순진무구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던 것 같고요. 군대를 다녀와서도 청춘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제게 주신다는 것이, 아직 그렇게 봐주신다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배우 공명. 넷플릭스 제공

여전히 앳된 인상이지만 ‘고백의 역사’에서만큼은 고참이었다. 작품 대부분 막내일 때가 많았던 그는 어느덧 현장을 이끌어야 하는 선배가 됐다. “영화 ‘극한직업’ 때가 먼저 떠올랐어요. 그때 정말 막내였거든요. 그때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신 분위기에서 편하게 (연기)했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러면서 이번 현장을 통해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점은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어요.”

처음 제대로 합을 맞추게 된 신은수에 대해서는 “정말 잘하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신은수 씨가 부산 사투리를 써야 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어요. 레슨 받을 때부터 지켜보면서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현장에서 시너지가 좋았던 파트너였어요. 신을 찍을 때도 같이 의견을 많이 냈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세리와 윤석이 호흡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공명도 신은수 못지않게 ‘잘하는 배우’였다. 그는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깊은 상처를 지닌 한윤석이 박세리를 만나면서 바뀌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시청자의 공감과 몰입을 책임졌다. “윤석이가 세리와 붙어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세리에게 스며드는 것처럼, 보시는 분들도 윤석이에게 스며드는 요소가 곳곳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포인트를 많이 고민했고요. 다만 감독님이 윤석이가 갑작스럽게 바뀌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셔서, 조금씩 단계를 설정하고 이를 지키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

공명은 ‘고백의 역사’에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광기 어린 눈빛을 띤 사이코패스, 봉산그룹 상무이사 구준모로 분한 그는 탁월한 소화력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1년 사이 이처럼 다채로운 캐릭터 스펙트럼을 입증한 그는 “전역하고 나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바람이 이뤄졌다”며 감격했다.

하지만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챌린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직 못 보여드린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한 해 한 해를 맞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처음에는 저를 착하고 순진하게 보실 수도 있지만, 여러 작품을 하면 더 넓게 봐주시지 않을까 해요. 그러면서 저도 어떤 배우인지 조금씩 확립해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교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어요(웃음).”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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