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식물가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원가 압박에 대응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일부 업체는 제품 중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고, 또 다른 업체는 본사가 비용을 감수하며 가격을 동결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닭고기 수급 불안과 원가 상승이라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애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최근 간장순살·레드순살 등 일부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30% 가까이 줄였다. 신메뉴 순살 10종 역시 처음부터 500g 기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교촌치킨 순살 메뉴 가격은 △후라이드 순살 2만2000원 △양념 순살 2만2000원 △간장 순살 2만2000원 △허니 순살 2만3000원 △레드 순살 2만3000원 등이다. 중량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내고 덜 받게 되는 셈이어서 사실상 가격 인상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리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양념 소스를 붓으로 바르던 교촌 특유의 방식을 버리고, 버무리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원재료 역시 다리살 100%에서 가슴살을 혼합해 사용하기로 바뀌었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교촌치킨 측은 가맹점주의 수익성 개선과 조리 편의를 위한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혼합과 관련해서는 순살 메뉴에 가슴살을 섞어 만드는 것이 제품 맛에 도움이 된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래오래도 지난달 말부터 치킨용 닭고기 호수를 기존 11호에서 10호로 바꿨다. 평균 중량이 100g가량 줄어들었지만 소비자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 대표 메뉴 기준으로 약 2만1000~2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이처럼 조리 전 중량을 줄이는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원가 부담 일부는 해외 수급 불안에서 비롯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15만8000톤(t)으로 전체 닭고기 수입량의 86%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브라질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치킨 업계는 한동안 공급 차질을 겪었다. 정부는 가금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가 지난달부터 약 세 달 만에 수입을 재개했다.
이 기간 닭고기 수입 물량은 줄어든 반면, 브라질산 닭다리살 단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생계 유통 가격 역시 상반기 한때 kg당 2400원을 넘어 전년 대비 56% 이상 급등하는 등 내수와 수입 모두 가격 압박이 동시에 가해졌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치킨 업계 전반이 공급 불안에 직면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주력 메뉴의 중량을 줄이거나 원재료 구성을 바꾸는 경우는 이례적인 조치다. 그만큼 원가 압박과 수급 불안이 업계를 전반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맘스터치는 다른 선택을 내렸다. 올해 말까지 닭고기 원가 인상분 66억 원을 본사가 전액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9%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맹점 공급가와 소비자 판매가를 그대로 유지한 채 비용을 본사가 떠안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상생 경영’의 모범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본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이나 제품 중량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닭고기 원가 인상분 66억원을 본사가 모두 부담키로 한 결정은 회사로서도 큰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가맹점과의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모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