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 경신 랠리를 다시금 선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사이클 재개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 전망이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코스피가 최대 3700선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0% 오른 3461.30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종목의 강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4% 오른 8만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18일(8만100원) 이후 약 1년1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도 5.85% 급등한 3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1.29%), 삼성바이오로직스(0.88%), 삼성전자우(2.71%), 현대차(1.16%), 기아(1.09%) 등이 올랐다.
상승세의 배경에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재개가 꼽힌다. 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선 5번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약 9개월 만에 나온 올해 첫 금리 인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유입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였다”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이번 금리 인하 성격을 보험성 인하로 규명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에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수준이었다. 앞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는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봤다. 금리 결정 수준도 0.25%p 인하를 96%로 내다봤다.
다만 경제전망(SEP) 결과는 많은 변화가 반영됐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지난 6월(3.875%)보다 낮춘 3.625%로 제시했다. 올해 남아있는 10월과 12월 FOMC에서 두 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함을 시사한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점도표 상 기준금리 중간값 조정은 연내 추가로 0.50% 수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라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이번 금리 인하는 위험 관리 성격이다’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미뤄보면, 이번 인하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보험성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는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거듭할 것으로 본다. 보험성 성격의 금리 인하는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바 있다. 과거 연준의 4차례(1995년·1998년·2019년·2024년) 보험성 금리 인하 시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다우의 평균 상승률은 각각 9.9%, 11.5%, 9.7%로 확인됐다.
국내 증시도 연준의 금리 인하 혜택이 전망된다. 금리 인하와 미국의 정책 혼합(Policy Mix)이 맞물려 발생한 유동성 강화가 코스피 상승 동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기부양 드라이브까지 감안하면, 미국도 정책 혼합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다.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감은 더 강화할 전망”이라며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대세 상승에 있어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훈풍 속에 증권가에서는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말 코스피 밴드 목표치 상단을 3700p로 제시했다. 기존 밴드 상단인 3500p에서 200p 이상 목표치를 올렸다.
김경태·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에 따른 한미 금리차 축소와 달러화 약세 전망은 원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도를 제고시키고 있다. 이는 외국인의 한국 시장 접근성을 개선해 중장기적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도체 섹터 상승세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글로벌 유동성 개선 등에 힘입은 개선만으로도 연말까지 최대 3700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