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당현천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 ‘당현마루’가 30일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한강 외 지천을 생활여가 공간으로 바꾸는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의 14번째 거점이라고 소개했다. 시민들은 “산책·공연을 즐기기 좋다”는 반응과 함께 보행 혼잡, 집중호우 시 침수 가능성 등 우려도 함께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개장식에서 “서울에는 한강 외에도 지천 총연장 334㎞의 물길이 흐르고 있다”며 “자치구별로 이런 공간을 차례로 만들고 있는데 이곳이 14번째”라고 말했다. 그는 “하천변이 잘 정비돼 운동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큰 행복”이라며 “전 세계 대도시를 다녀봐도 천만 도시 가운데 이렇게 물 좋고 산 좋은 곳이 드물다”고 했다.
오 시장은 또 “최근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좋은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물과 함께 있는 곳’이라고 했다”며 “건강을 위한 정책 환경 조성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제천 폭포는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1년에 수천만 명이 찾는다고 한다. ‘당현마루’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현마루’는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산책로였던 당현천 인근에 공연·휴식 기능을 더해 주민 편의를 높였다는 게 시 설명이다. 서대문구 홍제천 ‘카페폭포’, 관악구 도림천 ‘공유형 수변테라스’에 이어 연말까지 은평구 구파발천, 송파구 장지천, 서초구 여의천 등이 완공될 예정이다.
핵심 시설은 자연과 커뮤니티의 결합을 표방한 보행교 ‘달빛 브릿지’다. 폭 2.5m·길이 45.7m의 초승달 형태로, 하천을 사이에 둔 중계동과 상계동을 연결해 주민 왕래를 돕는다. 브리지 경사는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기준을 따랐다고 구는 밝혔다. 2층 높이의 수변전망대에서는 당현천과 불암산을 조망할 수 있고, 전망대 옆에는 테이크아웃 카페와 라면존이 들어섰다.
시설 규모는 1층 45석, 2층 전망대 88석, 실내 취식공간 13석이며 계단형 관람석은 최대 400명 이상 수용 가능하다. 노원구 관계자는 “카페와 라면 공간은 개시 13일만에 1만854명의 이용객이 이용했고, 3537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전했다.
현장 분위기는 대체로 밝았다. 당현천 인근에 23년째 거주 중인 60대 A씨는 “밤에 주로 산책하러 오는데 구조물이 보기 좋고, 사전 공연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근처 아파트에 10년 넘게 산 83세 서모씨는 “구청 문자를 보고 강아지와 산책 겸 나왔다”고 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계동에서 왔다는 50대 B씨는 “평소에도 사람이 많아 인도가 좁게 느껴졌는데 앞으로 더 답답할 수 있다”고 했다. 30년 지역 거주자 70대 C씨는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무릎 높이를 넘어찰 때도 있어 걱정된다. 40억 가까운 예산 투입이 적절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23년 2월 서울시 수변 활력거점 공모에 선정됐다. 2024년 11월 착공했으며, 2025년 9월30일 준공을 거쳐 이날 개장식을 열었다. 총사업비는 시비 35억원, 구비 3억1000만원 등 38억1000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