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수소’ 사업 진출 발판 마련…1억달러 투자 ‘니콜라’ 나스닥 상장

한화그룹 ‘수소’ 사업 진출 발판 마련…1억달러 투자 ‘니콜라’ 나스닥 상장

기사승인 2020-06-08 11:34:30 업데이트 2020-06-08 11:34:34

“태양광‧수소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업 자리매김 기대”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한화그룹이 수소 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태양광과 수소를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적극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 사업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8일 밝혔다.

한화 측은 “지난 2018년 총 1억 달러를 선제 투자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이번 상장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니콜라의 수소 트럭 사업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이라며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상장 이후 7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 니콜라 투자, 지분 가치 7배 이상 늘어

한화그룹에 따르면 니콜라는 상장 첫 날인 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니콜라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 받았다.

니콜라가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7억5000만 달러로 상승했다고 한화그룹 측은 설명했다. 두 회사는 2018년 11월 약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합병법인 지분 6.13%를 보유 중이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만에 보유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화가 니콜라와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건 2018년 초다. 당시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투자 전담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한화그룹은 계열사 간 논의를 거쳐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한화에너지와 해외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추진하던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계열사의 장기 성장 방향성이 니콜라의 사업 모델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종 투자 결정을 위해 니콜라에 대한 정보와 수소 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수집이 절실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며 신재생에너지에 노하우를 축적한 김동관(사진)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현 한화솔루션 부사장)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측은 김 부사장이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고, 실무진과 함께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39)을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도 김 부사장과 밀턴은 지금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우선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는 니콜라, 기업 가치 122억 달러

이번에 한화그룹이 선제 투자한 니콜라는 창업주 트레버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한화,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 회사는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 중이다.

니콜라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가 있으며,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한화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한 뒤,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니콜라 측은 “이미 100억 달러가 넘는 1만4000대 이상의 수소 트럭을 선주문 받아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 제조 외에 수소 충전소 조성을 통한 수소 기반 물류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세계적 맥주회사인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 등을 수소 트럭을 이용한 물류 대행 고객으로 확보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 충전소 800여개를 짓는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 수소 에너지 기반의 자율 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 니콜라의 포부다.

한화그룹 측은 “니콜라라는 사명은 19세기 말 토머스 에디슨과 전류 전쟁을 벌인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따 왔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테슬라가 전기 승용차 분야의 대표주자라면, 니콜라는 수소 트럭 분야에서 ‘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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