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25% 요구는 사실 왜곡”…서울 버스노조, 서울시 규탄

“임금 25% 요구는 사실 왜곡”…서울 버스노조, 서울시 규탄

노조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요구 외면”
26일 출정식 후 28일 첫차부터 파업 돌입 예정

기사승인 2025-05-14 13:54:27
전국자동차노련 서울시버스노조가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 인근에서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예솔 기자

“서울시는 늘 시민의 발, 안전한 교통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노동자가 불안한데 시민 안전이 보장될 수 있습니까? 우리는 협박하러 나온 게 아닙니다.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러 나온 겁니다. 시민 안전은,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노조가 서울시와 사측이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있다며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 버스노동조합은 14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박점곤 위원장을 비롯해 조합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붉은 머리띠에 ‘단결 투쟁’ 문구를 두르고 “통상임금 왜곡 보도, 서울시는 사과하라”, “노사 교섭 방해하는 왜곡 보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청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박점곤 위원장은 “지금도 버스 광고를 보면 거의 모든 회사가 운전기사를 모집 중이다. 남은 노동자들은 연차도 못 쓰고 고된 노동을 견디고 있다”며 “서울시가 적자라고 해서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시와 사측은 노동자의 열악한 처지를 외면한 채, 대법원 결정에 따른 통상임금 재산정을 포기하라며 우리를 파업으로 내몰고 있다”며 “노조 요구를 교묘히 왜곡해 25%에 달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벌여 시민과 버스노동자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재호 서울 버스노조 사무부처장도 “서울시는 마치 우리가 25% 인상을 주장하는 파렴치한 집단인 양 매도하고 있다”며 “조정을 요구하자 25%에서 23%, 다시 20% 등으로 수치를 낮춘 보도자료를 계속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올해 물가 인상률 등을 반영해 최초 8.2% 인상을 요구했으며, 지난해에도 0~12% 사이에서 조율을 시작해 결국 4.48%로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마치 8.2% 전부를 관철시키려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처장은 “사측은 합리적인 요구안은 내지 않은 채, 상여금 규정을 단체협약에서 삭제하거나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도록 개정하지 않으면 교섭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 관련 기존 판례를 변경한 데 따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년 연장 등도 요구안에 담겼다. 반면 서울시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버스기사 임금이 약 15% 증가해 재정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서울 버스노조는 사측과 물밑 교섭을 이어가면서도 오는 26일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 예정이다. 서울 버스노조를 비롯한 22개 지역 산하 노조는 각 지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8일 첫차부터 전국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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