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전 당 대표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재차 선을 그으며 ‘원팀’ 합류를 거부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분열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대선 경선 후보자들의 당 비판과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 문제 등으로 인해 당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경선 후 탈당계를 내고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한 전 대표는 김 후보가 오는 18일 예정된 첫 대선 후보 TV 토론회 이전에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하는 등의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계엄 선포와 탄핵 반대에 대한 당 차원 사과는 물론 당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공동선대위원장단 합류를 보류 중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는 당 내부의 ‘적전분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 같은 노력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 측은 홍 전 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경선에서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 요청으로 오는 18일 미국 하와이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에 홍 전 시장은 “(김 의원에게) 오지 말라고 했다”며 “문수 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국민의힘)은 이미 탈당했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 빅텐트’를 위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영입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국민의힘의 징계 사태 등에 대해) 조만간 사과의 자리를 다시 한번 만들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는 충청 기자간담회에서 “계엄이나 탄핵 사태에 대해 강한 반감을 품고 있는 게 개혁신당 지지자들의 특성”이라며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단일화에 대한 어떠한 요구도 의지도 효과도 없다”고 못박았다.
한 전 대표도 김 후보의 기존 입장 고수 방침에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체된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 스스로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위적 탈당이나 강제 출당은 또 다른 당내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마 당과 선거를 위해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문가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탈당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에 “남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탈당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건 국민의힘에게도 악재”라며 “이번 주말 내로 윤 전 대통령 결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다른 경선 후보 주자들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선 “한 전 대표는 당권을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가 해결되면 선거운동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홍 전 시장은 정계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와서 대선을 돕는 것은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