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국 “北, 수십년 새 전략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

美 정보국 “北, 수십년 새 전략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

기사승인 2025-05-24 09:44:0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러시아와 친교를 이어가는 북한이 최근 수십년 사이 ‘전략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24일 미국 연방의회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2025년 세계 위협 평가’(2025 worldwide threat assessment) 보고서에서 “북한은 동북아시아의 미군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수단을 보유했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강화함에 따라 수십년 사이 가장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분석했다.

DIA는 “조선인민군은 전통 무기와 생물학·화학무기, 핵무기로 적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장기간 영토를 방어할 능력을 갖췄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통성과 정권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버전 능력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탈취, 악성 프로그램, 해킹 등 수익 용도를 넘어 외국 관료와 학자, 우주·방위산업체에 대한 국제적인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통해 적국의 정보를 획득하고 자국 무기 개발에 활용하려 하고 있다”며 “외국 범죄자들과도 일상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전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SLV)는 분쟁 시 미국과 동맹국의 위성을 겨냥할 수 있는 기초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SLV, 위성, 훈련 등 우주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은 진척되고 있다는 평가다. DIA는 “북한은 종종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자국 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미사일 프로그램용 물품을 불법 조달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한 데서 보이듯, 북한이 미사일 시스템과 관련 기술을 타국에 판매하는 활동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은 핵실험장을 복구했고 언제든 7차 핵실험을 강행할 태세를 보인다”며 “생물학전 프로그램을 갖춘 것으로 보이며, 신경·수포·혈액작용제와 질식제 등을 사용한 화학전 프로그램 보유가 거의 확실시된다”고 판단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던 북한 특수작전군에 대해서도 “훈련 수준이 높고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에 침투할 능력이 있다”면서 “북한은 특수작전군의 우크라이나 참전 경험을 향후 전투 훈련에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이 현역병 100만명 이상, 예비군 및 준 군사 인력 70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군사 국가이지만 노후화한 재래식 군사력의 현대화는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은 러시아를 포함해 중국·이란과도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DIA는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물자를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SA-22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 등을 지원받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협력은 앞으로도 강화돼 지역 분쟁이나 국제 포럼에서 서로 돕거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손을 잡는 일이 이어질 것으로 DIA는 내다봤다.

다만 각 정부가 관계의 거래적 속성과 비밀성, 속도 등을 우선시하는 만큼 다자관계보다는 양자 간 협력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