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에서 워싱턴DC로 돌아와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내일 끝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여러 기자가 서로 질문을 외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내일 무엇을 끝낸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질문자가 ‘관세’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부유해지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부유한 미국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많은 돈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는 매우 강력하고 매우 부유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전체에 대해 언급한 것인지,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특정해서 답변한 것인지는 당장 확인이 어려우나, 현재 한국으로선 25% 관세가 부과되는 8월1일 전에 협상을 끝내기엔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이 한국의 제안에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유추할 만한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한국 당국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 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미 측이 한국에 사실상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정부 관계자들은 막판 관세 협상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직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긴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미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두 차례 만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 현지에서 추가 협상을 벌인 뒤 워싱턴DC로 복귀해 구 부총리와 동석했다.